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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03 18:00 수정 : 2018.01.04 11:31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는 북한 경비병. 지난해 10월12일. 연합뉴스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는 북한 경비병. 지난해 10월12일. 연합뉴스
남북 간의 판문점 연락채널이 3일 오후 3시30분 다시 개통됐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과 함께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락채널을 끊은 뒤 23개월 만에 복원된 것이다.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의사 표명을 시작으로 2일 남한 정부의 고위급 회담 제안, 3일 판문점 연락채널 재가동 등 남북이 연이어 서로에게 화답하는 모양새다.

연락채널 정상화는 남북관계 복원의 첫걸음으로, 의미가 크다.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남북이 매일 하루 두차례씩 전화통화를 이어가던 판문점 연락채널은 남북 대화 통로가 상시적으로 열려 있다는 상징성 외에도, 소통 부재로 인해 오해가 불거지는 걸 미연에 막고 긴급 상황을 공유하는 실질적인 숨구멍 구실을 해왔다.

연락채널 정상화에 따라 남북 당국회담도 어떤 형태로든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남북 연락채널 재개통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우리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걸로 미뤄, 북쪽은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회담으로 성격을 제한하려는 것 같다.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남북 사이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남쪽 제안대로 고위급 회담으로 여는 게 더욱 좋을 것이다. 설령 실무회담으로 국한된다 하더라도, 남북 접촉만으로도 관계 개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을 기대해본다.

미국은 남북 대화 움직임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로켓맨(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처음 한국과의 대화를 원한다. 좋은 소식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남북이 회담을 열기로 결정한다면 그건 그들의 선택”이라며 “김정은이 진지하게 테이블에 앉아 회담할지에 대해선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신년사에 비핵화 언급이 전혀 없고, 남쪽에는 우호적 손짓을 보내면서 미국을 향해선 “핵 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고 협박한 북한 태도에 불만과 우려를 드러낸 듯하다. 하지만 이날 국무부 대변인이 언급한 것처럼 한-미 동맹은 북한이 이간질한다고 멀어질 그런 관계가 아니다. 물론 북한 태도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북한이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고 ‘비핵화 협상에 나서겠다’고 말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이제 막 물꼬를 트는 남북 대화가 곧바로 비핵화 논의로 이어지는 선이 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북-미 대화의 문을 여는 연결고리로 작용할 여지는 분명히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남북 대화를 적극 지지하는 게 미국의 국익에도 일치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노력을 한·미가 함께 해나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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