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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5 21:16 수정 : 2005.11.25 21:16

사설

농민집회에 참가했다 이틀 뒤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전용철(43)씨의 사인을 놓고 농민단체와 경찰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부검 결과, 전씨는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 뒤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골절과 뇌출혈을 일으킨 것 같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유족과 농민단체는 그가 시위 중 ‘전경한테 맞았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두개골 골절 상태로 귀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구타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의 과잉 진압이나 구타가 있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쌀협상 비준을 반대하는 곳곳의 농민시위에서 많은 부상자가 났다. 방패에 맞아 뇌출혈을 일으키거나 척추를 심하게 다치는 등 중상자도 10여명에 이른다는 게 농민단체의 주장이다. 따라서 경찰은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집회 당시 숨진 전씨한테 실제 물리적 폭력이 있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다. 경찰이 서울로 올라오는 운구 행렬을 막아서거나, ‘집에서 넘어져 숨졌다’는 식의 근거 없는 예단을 언론에 흘리는 태도 등은 의심만 더 키울 뿐이다. 과격 시위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경찰 처지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격시위가 과잉 진압을 부른다는 논리로 방패로 머리를 찍는 등의 폭력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결코 없다.

쌀협상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농민들의 걱정과 허탈감이 무척 깊어진 때다. 이달에만 쌀협상 비준을 반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농민이 3명에 이르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오죽하면 비준 반대 단식을 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살아서 농업을 지키자’고 읍소했겠는가. 농민단체들도 이번 사건에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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