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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7 20:49 수정 : 2005.11.27 20:49

사설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거나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를 부정하는 사람은 미미하다. 연구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인체 연구엔 항상 따랐던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 있지도 않은 ‘황우석 죽이기’를 전제로 ‘황우석 지키기’가 들불처럼 번진다. 이 불길은 합리적인 토론이나, 진실찾기 노력마저 삼키고 있다.

윤리규정 위반 의혹의 진실을 따지던 <문화방송>의 ‘피디수첩’은 ‘민족의 반역자’로 규정돼 난파지경이다. 광고주 12곳 가운데 11곳이 광고를 취소하거나 시간대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담당 프로듀서와 가족은 바깥 출입도 못한다고 한다. ‘지나친 애국주의’를 우려하는 소리와, 생명윤리를 강조하는 소리마저 ‘매국’으로 매도된다. ‘지키기’에 서지 않으면 ‘죽이기’에 선 것으로 간주된다.

황 교수만큼 우리 국민에게 자부심을 준 사람은 드물다. ‘피디수첩’이 그런 황 교수를 피의자 다루듯 한 것은 누리꾼의 감정을 자극했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1년반 전 <네이처>에 의해 제기된 의혹의 진실을 국내의 어느 누구도 따지려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눈을 감는다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밖에서 먼저 사실로 확인됐다면 황 교수는 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황 교수를 위하는 길이 진정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서구는 자신이 자행한 생체실험에 대한 반성 위에서 연구윤리를 확립했다. 우리의 생명존중 전통 속에서 그런 반인륜적 행위는 있을 수 없었다. 우리는 사람 주검의 훼손마저 패륜으로 간주했다. 그런 생명존중의 정신을 연구 현실에 맞게 되살리는 건 우리의 몫이다. 황 교수에 대한 우리의 자부심은 그가 가져다 줄지도 모르는 막대한 이익이 아니라,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세계인에게 준 희망에서 비롯된 것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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