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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8 22:17 수정 : 2005.11.28 22:17

사설

농민집회에 참가했다가 숨진 전용철씨 사건의 파문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씨가 집회 현장에서 쓰러져 농민들에 의해 옮겨지는 사진이 발견된 것이다. “전씨가 귀가 뒤 집앞에서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다”는 경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중요한 물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발표한 “전씨가 뒤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혀 뇌출혈로 사망했고, 몸에 생긴 피멍은 치료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는 부검 결과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애초부터 ‘경찰 편들기’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전씨의 뇌출혈이 땅바닥에 부딪혀서 생긴 것인지, 아니면 경찰의 곤봉 등 외부의 충격으로 생긴 것인지를 판가름할 뚜렷한 근거도 없이 ‘정지된 물체’에 넘어져 다친 것이라고 단정지은 것부터가 잘못이다. 온몸에서 발견된 피멍에 대해서도 “뇌수술을 하는데 피멍이 들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의료인들의 지적이다. 결국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전씨가 스스로 다쳤다’는 경찰 주장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역력해 보인다. “국과수가 의학적인 판단을 넘어서 정치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국과수는 과거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에서도 정권의 이익을 위해 허위감정을 했다는 의혹을 산 뼈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과거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신뢰가 땅에 떨어진 국과수에 전씨의 사망 원인 규명을 기대하기는 이제 어렵게 됐다. 정부 관계자와 민간 의료진 등이 참여하는 제3의 중립적 기구를 만들어 정확한 진상을 밝히는 길밖에 없다. 민주노동당이 제의한 국회 차원의 조사위 구성도 좋은 방법인 만큼 정치권은 적극적으로 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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