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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02 18:15 수정 : 2018.03.02 19:2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공연을 마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공연을 마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청와대가 대북 특사 파견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조만간 대북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김여정 특사를 보냈기에, 우리가 답방 형식의 대북 특사를 보내는 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또 평창 겨울패럴림픽이 끝나면 4월 초에는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기에, 이달 안에 대북 특사를 보내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는 건 절실한 일이다. 북한이 김여정 특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한 터라, 이번에 파견되는 대북 특사는 이에 대한 화답과 동시에 ‘북-미 대화’를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북-미 대화를 제쳐둔 상태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비핵화를 의제로 삼지 않는 한, 북-미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아 미국 쪽에 먼저 접촉을 제안한 바 있다. 안보와 경제 위협을 동시에 느끼는 북한으로서는 남북 및 북-미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듯하다. 그렇다면, 북-미가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접점이라도 찾아야 한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말 스스로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더 이상 핵·미사일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좀 더 명시적으로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잠정 중단한다’는 등의 성의 표시라도 적극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

대북 특사는 이런 방향으로 북한 당국을 설득해내야 할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비핵화’와 ‘안보 위협’을 맞바꾸자는 것은 한국과 미국이 오랫동안 북한을 향해 얘기해온 것이다. 북한이 느끼는 ‘안보·체제 위협’을 어떻게 덜어줄 수 있을지, 특사 파견 이전부터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진지한 협의를 하길 바란다.

지금까지 대북 특사는 비밀리에 추진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서로 믿지 못하는 북한과 미국, 양쪽을 오가며 중재해야 하는 우리로선 공개적인 특사 파견이 오히려 투명한 논의 진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미 간 신뢰가 흔들리지 않도록 긴밀하게 소통하고, 남북 간 대화와 교류협력 활성화에도 나서야 한다. 대북 특사가 평창 겨울올림픽이 가져다준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계속 살리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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