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11 17:05
수정 : 2018.03.11 18:59
산업은행이 이번주 한국지엠 경영 상황에 대한 실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애초 계획보다 열흘가량 늦어졌다. 그나마도 실사 범위와 절차를 둘러싼 이견이 깔끔하게 해소된 게 아니다. 일단 실사를 시작하고 나중에 조정하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지엠이 한국 쪽 주주인 산업은행과 진지하게 협의해 회사를 정상화할 의지가 있는지 그 진정성이 여전히 의심스럽다.
지엠은 한국지엠 지분 17%를 가진 산업은행에 추가 출자를 통한 지원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의 실사는 이에 응할지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산업은행으로서는 지엠과 한국지엠의 금융거래, 기술사용료 지급액이나 부품·완성차 거래 가격이 적절한지, 인건비가 적절하게 책정되고 있는지 등을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문제가 있다면 시정해야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엠이 일부 자료의 제출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지엠은 과거에도 실사 때 자료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러면 산업은행의 추가 출자가 어려워질 것이다.
지엠은 한국지엠에 빌려준 27억달러를 전액 출자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2개의 주요 글로벌 신차를 한국지엠에 배정한다고 약속했다. 다 긍정적인 조처다. 그러나 의심을 받는 부분을 감추려고만 하고, 전면 철수를 지렛대로 삼아 정부의 세금 혜택이나 노동자의 임금 양보를 압박하기만 한다면,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회사 정상화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지난 2월 국내 판매실적이 5804대로 지난해보다 48.3%나 감소한 것은 매우 나쁜 조짐이다.
한국지엠이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고, 대주주인 지엠도 투자에 따른 적절한 이익을 꾸준히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지엠을 그런 회사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주주와 노동자, 정부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 첫 단추가 제대로 된 실사다. 지엠의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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