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16 18:12
수정 : 2018.03.17 00:25
엊그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16명이 회사의 복직 면접 대신 동료들의 곁을 선택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과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과 옥쇄파업 이후 지난한 투쟁을 거쳐 2015년 말 노노사 3자합의를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해고자들은 아직 봄을 맞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26명의 인원을 충원키로 하고, 이 중 8명을 해고자 가운데서 뽑겠다며 2배수인 16명에게 면접에 나오라고 통보했다. 채용 때마다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신규채용 비율을 3:3:4로 하기로 한 2년여 전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희망퇴직자, 해고자들의 채용을 2017년 상반기까지 조속히 노력한다”던 약속은 모른 척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고자 중 복직 희망자 167명 가운데 공장에 돌아간 이들은 불과 37명. 130명은 기약없는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 복직을 하루라도 꿈꾸지 않았던 이가 있겠는가. 하지만 회사의 선별적 면접에 응하는 것은 동료들을 또다시 밟고 가라는 말에 다름 아니었을 것이다.
회사 쪽은 합의 비율에 따라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려면 434명을 채용해야 한다며, 불확실한 자동차산업 여건 등을 들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지시에 따라 해고자 쪽과 복직 협상을 6차례 벌이다가 ‘시기 명시’ 문제를 두고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일부에게만 일방적으로 면접을 통보하는 건 정도가 아니다. 지난해 수출 부진으로 653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지만, 쌍용차는 8년 연속 내수가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최대 내수실적을 기록했고 신차 렉스턴스포츠 등은 생산물량 확대가 시급할 정도다. 정년퇴직 인원, 주 52시간 노동에 따른 교대제 추가 개편 등의 요소도 있다. 쌍용차는 더이상 노동자 개개인의 선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해고자 복직 협상에 성의있게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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