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04 22:11
수정 : 2005.12.04 22:11
사설
서울 아파트값 평균 평당 가격이 8·31 부동산 종합대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집값 반등세가 일반 아파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먼저 오르고 일반 아파트가 뒤따르는 모습이 집값 상승 국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흐름과 같아, 걱정을 더하게 한다.
거듭 지적했다시피, 8·31 대책 후속 입법이 한나라당의 반대로 삐걱거리면서 대책이 후퇴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 게 결정적이다. 거기에 서울 고덕 주공1단지 재건축아파트 층고 제한 완화를 비롯해 서울시와 시의회가 개발 호재가 될 만한 시책을 수시로 내놓는 행태도 한몫을 하고 있다.
계속 오름세를 타긴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안이하게 볼 일은 아니다. 한번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투기 심리까지 불러 탄력을 받기 십상인 게 집값이다. 방향을 틀기도 어렵다. 고삐는 빨리 잡을수록 좋다. 정치권이 8·31 대책 입법에 여유 부릴 상황이 아니다. 집값 불안과 추후 거품 붕괴에 따른 지탄이 정치권으로 쏟아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시도 국가적 문제인 서울 집값을 강건너 불보듯 해선 안 된다. 집값이 안정될 만하면 값을 부추기는 개발 시책을 풀어 들썩이게 하곤 하는데,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개발을 장려하는 시책들이 모두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기가 중요하다. 좋은 시책도 시기를 잘못 선택해 내놓으면 효과를 내기 전에 부작용부터 일으키는 법이다. 부동산 시장은 아직 휘발성이 큰 인화 물질과 같은 상태다. 불씨만 던져도 확 타오를 수 있다. 서울 가구의 절반 이상이 아직 집 한 채 없다는 사실을 유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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