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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9 22:05 수정 : 2005.12.09 22:05

사설

서울대 젊은 교수들이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대한 자체 검증을 건의하고, 학교 당국이 공식 논의에 착수했다고 한다. 때늦지만 다행이다. 과학 문제를 언론이나 정치가 풀 수 없는 노릇인데, 그동안 학계는 침묵하고 언론과 여론이 시비를 가리려 했다. 보직교수들의 의견은 신중론이 우세했다고 한다. 검증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자칫 서울대가 입을지도 모르는 상처를 우려한 것이다. 과열된 애국주의가 학문적 연구 및 검증까지 제약하고 있는 셈이다.

줄기세포 연구는 국책 연구과제로 선정돼 나라의 예산으로 민간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검증은 국가기구가 연구기관에 맡겨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서울대가 뒤로 물러나 있을 계제는 아니다. 이 논문의 공동 집필자인 제럴드 섀튼 교수가 일하는 미국 피츠버그대의 경우 상설기구인 연구윤리국으로 하여금 논문의 진위를 조사하도록 했다고 한다. 서울대가 피츠버그대의 조사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 문제에 우리 과학 연구의 국제적인 신뢰가 걸려 있다. 더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와 서울대는 신속히 검증 주체를 정해 소모적인 논란을 끝내야 한다.

여론은 이를 도와줘야 한다. 생명과학계에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언론이 과학적 검증을 주도하는 듯한 양상, 검증 요구를 매국으로 몰아세우는 여론, 이런 여론을 부채질해온 여러 언론 탓에 공론화하지 못했을 뿐이다. 과학적 의혹은 과학이 풀어야 한다. 여론과 언론이 할 수는 없다. 이제 학계가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검증하도록 여론은 차분해져야 한다. 황 교수의 논문이 거짓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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