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2 19:58
수정 : 2005.12.12 19:58
사설
서울대가 어제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에 대한 진상조사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온나라를 소모적인 논란에 휩싸이게 한 진위 공방을 잠재울 계기가 마련됐다. 이는 국제 과학계에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을 확실히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상조사는 신중하고 정확하되, 신속하게 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미국 피츠버그대가 서울대보다 먼저 황우석 교수팀에게 불리한 조사 결과를 내놓기라도 하면 파문이 더 커질 수 있다. 조사가 길어지면 억측이 난무할 우려도 높아진다. 황 교수팀이 의혹을 털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도 조사는 신속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가 밝힌 계획은 우려스런 부분이 있다. 서울대는 우선 실험노트와 데이터 등 자료 분석과 연구원 인터뷰를 통해 논문의 세포 사진 중복이나 디엔에이(디옥시리보핵산) 지문분석 결과에 대한 의문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디엔에이 검사 등 다음 단계의 조사 내용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런 단계적 조사 방법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사진과 지문분석 의혹을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환자의 체세포와 줄기세포에 대한 디엔에이 검사다. 이 검사 결과가 일치한다면, 논문 작성 과정의 실수나 잘못이 드러나더라도 이는 부차적이다. 핵심을 놔두고 부차적인 데 우선순위를 두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최소한 양쪽을 아울러야 한다. 디엔에이 검사는 어차피 외부기관에 맡겨야 하고, 검사기관만 제대로 선정하면 결과도 며칠 안에 나온다.
지금까지의 진위 공방은 너무나도 비과학적으로 진행됐기에, 서울대의 진상조사만큼은 철저히 과학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디엔에이 검사가 과학적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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