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09 19:01
수정 : 2018.12.0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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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아침 7시35분께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에서 서울행 케이티엑스(KTX) 열차가 탈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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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아침 7시35분께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에서 서울행 케이티엑스(KTX) 열차가 탈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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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고가 끊이지 않던 케이티엑스(KTX)가 8일 아침 탈선을 하는 대형 사고를 냈다. 앞쪽 열차 2량이 T자로 90도가량 꺾이고 나머지 8량도 철로를 벗어난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당시 열차 속도가 시속 103㎞여서 15명이 부상을 입는 데 그쳤지, 만약 속도가 더 빨랐거나 비탈로 굴러떨어졌다면 참사가 벌어질 뻔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들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남강릉 분기점 선로전환기 전환 상태를 표시해 주는 회선 연결이 잘못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부터 부실 시공이었는지, 그렇다면 왜 개통한 지 1년이 넘도록 방치됐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케이티엑스는 지난달 20일 충북 오송역에서 전기 공급이 중단돼 큰 혼란이 빚어지는 등 최근 3주 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무려 10건이나 발생했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일 대전 코레일 본사를 찾아가 “국민 불만과 불신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도록 철도 안전대책 개선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코레일이 비상안전경영시스템을 가동한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이 과연 철도 안전을 책임질 능력과 자세를 갖췄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
9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코레일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는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다”며 “더는 이런 상황을 좌시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뜻인데, 그 정도로 그칠 일이 아니다. 철도 안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내놔야 한다. 케이티엑스의 연이은 사고가 이전 정부들이 공기업 평가 기준을 바꿔 수익성을 앞세운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리해야 할 선로는 계속 늘어나는데 유지·보수 인력과 예산을 줄이고 정비업무를 외주화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지난 9월 서울 상도동 유치원 붕괴 위험 사고를 시작으로 경기 고양 송유관공사 저유소 화재, 케이티(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 열 수송관 파열, 그리고 이번 케이티엑스 탈선까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대형 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할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국민 안전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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