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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4 03:01 수정 : 2005.12.24 03:01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조작됐음이 서울대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제 남은 검증은 부분적인 조작인지 완전한 허구인지를 따지고, 맞춤형 줄기세포 원천기술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2004년 논문, 복제개 스너피, 복제소 영롱이에 대한 검증은 황 교수의 거짓이 확인된 만큼 부차적이지만, 피할 수 없다.

‘영웅’이 이렇게 무너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란 지지·비판을 넘어 착잡하다. 황 교수로서도 손바닥으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키워놓은 거짓말이 한스러울지 모른다. 철옹성처럼 지켜주던 여론의 성벽은 이제 봄눈처럼 녹아 사라졌다. 그는 벌거숭이로 광야에 내던져졌고, 초원의 청소부들의 공격에 방치됐다. 사표를 냈지만, 서울대 교수협은 그를 파면하라고 학교 당국에 촉구했다. 당장 법대로 처벌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고, 국민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했으니 달게 받아야 할 비난이고 져야 할 책임이다.

그러나 황 교수 개인에게 온전히 책임을 묻는 식으로 사태가 마무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 과학자가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면 그것은 학계·정계, 그리고 사회의 공범 관계 속에서 가능하다. 황 교수만이 아니라 논문 조작을 가능하게 하고, 방관하거나 묵인하고, 나아가 은폐를 시도한 학계와 정관계 등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검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통해서만 국민적 손실에 값하는 의미와 교훈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고의적 조작이 통용될 수 있도록 앞장서 분위기를 이끌어온 학계, 언론계, 정계, 과학기술계 인사들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는 이 사건의 또다른 종범”이라는 서울대 교수협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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