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29 20:27
수정 : 2005.12.29 20:27
사설
황우석 교수팀이 올해 <사이언스>에 발표한 줄기세포 논문의 진위 논란이 마무리됐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어제 “황 교수팀이 만들었다는 줄기세포는 찾을 수 없고,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입증할 데이터도 없다”고 밝혔다. 아무런 증거가 없으니, 논문은 조작이 아니라 허위로 볼 수밖에 없다. 황 교수는 여전히 억울할지 몰라도 이것이 과학자들의 원칙이다. 과학논문은 일방적인 주장을 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의 측면에서 볼 때,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논란은 끝났고 더 왈가왈부하는 건 쓸모없다. 지난해 만들어냈다는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도 머지않아 분명히 드러날테니, 성급한 추측이나 의혹 제기는 삼가야 한다. 연구 관련 인물들은 이제 추측성 발언을 그치고, 언론도 무책임한 중계방송식 보도를 자제할 일이다.
하지만 서울대 조사위가 아무리 철저하게 따져도 풀릴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줄기세포가 진짜 있었는지, 정말 누군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는지 하는 것이다. 논문을 조작한 과학자들은 보통 끝까지 “그래도 내 연구는 진짜다”라고 강변한다지만, 황 교수만큼은 이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대한다. 황 교수가 “나는 모르는 일이다” 식의 태도를 계속 고집해, 이번 일이 결국 ‘풀릴 수 없는 줄기세포 바꿔치기 사건’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과학계의 최대 비극이 될 것이다.
그러자면 황 교수가 진실을 밝히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른 사람은 다 몰라도 그는 줄기세포를 연구한 책임자다. 진실을 모른다면 그 또한 그 자신의 책임이다. 김선종 연구원 같은 이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모습을 더는 보이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 온나라를 바보로 만든 걸 사죄할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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