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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반쪽 국회를 끝내길 |
2005년 정치는 결국 파행 국회로 막을 내렸다. 제1 야당이 불참한 속에서 여당과 세 야당만이 참여해 새해 예산안과 일부 법안을 처리하는 참담한 사태가 빚어졌다. 이로써 우리 정치사에는 ‘역사상 첫 예산안 단독처리’라는 자랑스럽지 못한 기록이 하나 더해졌다. 정치의 마당에 마냥 봄바람이 불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오히려 갈등과 대립이 정치의 본질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는 도를 넘었다. 대립은 자라나 드높은 장벽이 됐고, 갈등은 얽혀져 풀리기 힘든 매듭이 됐다. 접점을 찾지 못하는 평행선의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답답할 뿐이다.
먼저 한나라당에 묻는다. 언제까지 국회를 외면한 채 거리집회를 계속할 것인가. 개정된 사학법이 발효되면 전교조가 학교를 장악해 좌파이념을 교육할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여기서 다시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사학법인연합회가 사학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만큼 이제는 결과를 지켜보는 게 순리다.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등원론이 나오고 있는데 박근혜 대표가 ‘눈물’로 당내의 다른 목소리를 잠재우는 것은 민주정당의 참모습이 아니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박 대표의 눈물이 아니라 고통받는 국민들의 피눈물”이라는 원희룡 의원의 지적은 적절하다.
현재 국회에는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의 실정을 호되게 비판할 소재들도 산적해 있다. 한나라당이 스스로 제기한 황우석 교수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필요성도 그 하나다. 이제는 거리투쟁을 접고 국회로 복귀하기 바란다. 그것은 결코 ‘항복’이 아니다. 진정한 승리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데 있다.
열린우리당에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묻는다. 정치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최종 책임은 결국 여당한테 있다. 한나라당 탓만 하는 것은 여당의 무능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새해에는 떠오르는 새 태양과 함께 정치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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