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패밀리사이트

  • 한겨레21
  • 씨네21
  • 이코노미인사이트
회원가입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1.03 20:54 수정 : 2006.01.03 20:54

사설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서적·인쇄물 구입 지출액은 월평균 1만397원이었다고 한다. 신문·잡지 대금도 포함된 것이니 신문 구독료(월 1만2천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단 한 권의 책도 사 읽지 않는 셈이다. 더 착잡한 사실은 장신구 구입비(월 1만2808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미용을 더한 몸치장 비용(월 5만9611원)은 서적·인쇄물 구입비의 5.7배에 이른다.

그 원인을 사람들은 흔히 전자문화가 종이문화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온라인은 과거 종이 매체가 제공하던 지식과 정보, 오락까지도 저렴하게 무한대로 제공한다. 그러나 온라인이 책의 깊이와 질, 그리고 사고력과 상상력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문화적 격변을 주도해온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내가 살던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책은 지식과 정보, 교양과 상상력의 보고다. 새로운 문화는 그 지식과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다. 세상이 디지탈화하면 할수록 지식과 정보의 힘은 커지고, 문화와 상상력의 영향력은 배가된다. 우리가 국가적 활로를 지식 정보화에서 찾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식 정보화 기반은 흔들리고 있다. 책이 외면당하면 출판사는 무너지고, 지식과 문화 생산자인 학자·연구자·문인·예술가는 일터를 잃기 때문이다.

문제는 흔히 하는 책읽기 운동 따위의 대국민 캠페인으로는 이런 불행한 추세를 반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책의 생산기반이 더는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당장 나서야 한다. 일본의 6분의 1에 불과한 공공도서관을 크게 늘리고 도서 구입비를 확충해, 좋은 책을 만들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도록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