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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8 22:19 수정 : 2006.01.18 22:54

사설

거물 브로커 윤상림씨가 검찰에 구속된 지 벌써 두달째에 접어들고 있다. 검찰은 윤씨를 체포할 당시 그를 “단군 이래 최대 브로커”라고까지 표현하며 정·관계 등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는 윤씨의 비호세력을 뿌리뽑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성적표를 보면 그런 큰소리가 무색할 정도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구린내는 여기저기서 요동치는데 정작 속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별로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윤씨의 광범위한 인맥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우리 사회에서 힘깨나 쓴다는 수많은 인사들이 금전관계나 골프 등으로 윤씨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이 확인됐다. 심지어 현직 판사들이 수천만원씩을 윤씨에게 건넨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최광식 경찰청 차장도 그에게 2천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씨가 판사나 경찰 고위간부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손을 벌린 것도 이상하지만, 이들이 수천만원씩의 거액을 선뜻 빌려줬다는 것도 보통사람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들은 윤씨가 돈을 갚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모든 게 수상쩍기만하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사건에는 필히 곡절이 있게 마련이다. 그 내막을 낱낱이 파헤쳐 궁금증을 풀어주는 게 검찰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검찰은 “윤씨가 입을 열지 않아 수사가 어렵다”는 하소연만 하고 있다. 윤씨의 ‘방패’를 뚫기에는 검찰의 ‘창’이 그렇게 무딘지 안쓰럽기조차 하다. 이 사건이 처음부터 너무 부풀려진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제기되는 형편이다. 검찰이 입만 열면 자랑하는 게 명예와 자존심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검찰의 명예는 땅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검찰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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