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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회복 기대와 꿈틀대는 부동산 |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번 설 대목에 꽤 재미를 본 모양이다. 지난해 설에 비해 선물세트 매출액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재래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돌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소비가 조금씩 되살아나는 조짐이 아닌가 싶다. 가계 부채 문제 등에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침체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던 내수가 회복세를 탈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들이다.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마음을 써야 한다. 이런 때 잘못 대응하면 경기회복의 기회를 온전히 살리지도 못하고 결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만 줄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최근 경기도 판교 새도시 아파트 분양을 앞둔데다 서울 강남의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조사 결과는 그런 사례의 하나다. 게다가 시중의 일부 자금이 은행에서 빠져 나와 부동산 쪽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금융계 분석도 있다. 이사철도 다가온다. 만일 이런 요소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면 부동산 투기가 재연하지 말란 법이 없다. 그 폐해는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1년여 전까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휘몰아쳤던 투기 광풍이 우리 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지 않은가.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위축된 부동산 거래를 정상화한다며 이런저런 규제를 풀고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를 띄워보려는 의도가 적지 않았고, 결국 이런 것이 요즘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는 데 한몫을 했다. ‘(2003년) 10·29 대책’의 취지를 돌이켜봐야 할 때다. 금리의 미세조정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저금리가 생산적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자금의 부동화를 부추겨 부동산 시장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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