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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4 20:03 수정 : 2006.01.24 20:03

사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한북정맥은 북한산(서울의 진산)에서 용틀임한 뒤 북악(주산)에서 우뚝 멈췄다. 천리 밖에서 흘러온 한강은 수태극을 이루며 휘돌아 흐른다. 산의 기운은 북악의 오른쪽으로 나아가 인왕산(백호)을 이루고, 왼쪽으로는 낙산(청룡)을 이룬다. 북악과 한강 사이엔 남산(안산)이 있어 잡스런 기운을 막아준다. 풍수에 문외한인들 어찌 그곳에 터를 잡지 않을까.

북악 밑에 경복궁을, 그 동남에 종묘를 세우고, 네 산을 성곽으로 잇고 사대문을 세우니, 조선의 도읍지 한양이 됐다. 이후 600년이 넘도록 한반도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가 됐으니, 사대문 안은 밟히는 게 유적이고 유물이었다. 그 역사는 조선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 고대국가로 올라간다. 초기 백제의 도읍지(위례성)였으며, 고려시대엔 4경 가운데 하나인 남경으로 늘 천도 대상지로 꼽혔다. 그러나 이런 서울의 역사는 일제의 병탄, 6·25 전쟁, 막개발들로 인해 형편없이 파괴당했다.

정부는 어제 역사도시 서울의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축조기술에서 만리장성에 못잖다는 성곽과 돈의문·소의문은 물론, 광화문도 원래 자리로 옮겨 해체·복원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민에겐 수호신과도 같은 주산 북악을 돌려주고, 광화문 앞에는 대규모 광장을 조성한다고 한다. 우리의 문화적 역량이 그만큼 성숙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반가움과 함께 걱정도 따른다. 문화재 복원과 보존은 개발과 충돌하고 예산 배정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시민의 지속적인 성원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범정부적 지원과 시민의 성원으로 서울 장안이 역사도시의 전형으로 되살아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세계의 문화 1번지로 자리잡는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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