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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30 19:52 수정 : 2006.01.30 19:52

사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내일부터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한나라당이 원외투쟁을 벌이면서 파행을 거듭해온 국회가 53일 만에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정치권이 오랜만에 소모적 정쟁에 지친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12월9일 여당의 사립학교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시작된 한나라당의 원외투쟁은 명분이 약할 뿐더러 여론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외로운 투쟁’이었다. 국정의 한 부분을 책임지는 제1야당으로서는 무책임한 행태였다.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한나라당 쪽은 정부·여당을 두고 ‘국정을 책임질 능력이 없다’고 비판했지만, 자신들의 등원 거부야말로 책임질 줄 모르는 구태였다. 이제 산적한 법안 처리와 현안 논의에 성실히 임함으로써 믿을 수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국회 정상화 합의는 평가할 만하지만,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점은 우려스럽다. 한나라당으로선 국회 등원의 명분이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사학법이 뒷걸음질쳐선 안 된다. 시민·사회 단체들이 사학법 개정을 몇 해째 요구하는 동안 한나라당은 성실하게 대안을 내놓은 적이 거의 없다.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0개월 만인 지난해 8월에는, 고작 소속의원 15명이 발의한 개정안을 제시하며 논의를 새로 시작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사학법이 통과된 뒤에도 한나라당은 낡은 색깔론에만 의지했다. 새 사학법도 사학 개혁에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마당에 다시 개악을 꾀한다면, 사학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될 뿐이다.

이제 여야는 소모적인 사학법 논쟁을 중단하고 민생·개혁 법안을 제대로 처리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맡긴 책무에 부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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