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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과천 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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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업무보고 스타트…공직사회 대변화 주문
“공직자는 국민의 머슴…국민보다 더 아파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공직사회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 위치한 기획재정부 첫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작심한 듯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으로 인식돼 온 공직사회에 준열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사실상 뼈를 깎는 수준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철밥통'으로 비유되는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시사하는 등 집권 초기 공무원 기강잡기에 주력했다.
◇"이런 정신으로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나" = 이 대통령은 15분 가량의 업무보고 모두발언 의 대부분을 `공직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강조하는데 할애했다.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나 대한민국 선진화 모두 공직사회가 변하지 않고서는 달성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업무보고 첫 일성으로 공직사회의 자발적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
이 대통령은 "내가 기업에 있을 때 국제여건이 어렵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하면 회사 간부들은 잠을 못 잔다. 전 간부들이 어떻게 하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잠을 못 잔다"면서 "국민이 일자리가 없고 서민이 힘들어 할 때 우리 공직자들은 과연 그런 생각으로 일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업은 잘못되면 부도가 나고 직원들에게 봉급을 못 준다. 두 세 달 체불할 수도 있고 파산 직전으로 가기도 한다"면서 "서민이 어려워하고 재래시장 상인들이 장사가 안돼 한숨을 쉬고 있을 때 우리 공직자들은 어떤 심정으로 일하는가. 국민이 힘들어도 여러분의 봉급은 나가고 1조원이 들어갈 사업에 2조-3조원이 들어가도 책임질 사람도 없고 불안해 할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정신으로 세계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나' 하는 그런 생각을 갖는다"면서 "표현이 심할지 모르지만 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공직자의 자세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간부들을 겨냥, "재정에 위기가 오고 경제성장은 떨어지고 일자리가 준다고 해도 여러분에게 오는 것은 뭐냐. 감원이 되나, 봉급이 안 나올 염려가 있나. 그냥 출퇴근 하면 된다"면서 "신분이 보장돼 있다는 것을 갖고 위기나 위기가 아닐 때나 같은 자세인데 이제 새 정권에서는 국민이 아파하는 것에 대해 더 아파하는 심정으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부도가 나면 어쩌나, 회사가 파산하면 어쩌나, 종업원 월급을 어떻게 줘야 하나 하는 심정을 갖고 일해야 한다"면서 "서민이 어떻게 됐는지, 대학 졸업한 아이들 일자리는 있는지 없는지, 과외비는 높지 않은지..."라며 기업 CEO(최고경영자)형 사고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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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7시30분 과천 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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