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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전당대회 전야 신경전
정동영→김혁규, 김근태→김두관 막판 지원
후보간 짝짓기 결과따라 남은 2자리 갈릴듯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17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자체적으로 조사한 판세를 흘리며 치열한 신경전과 심리전을 벌였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오는 정동영 후보 진영에서는 박명광 선거대책본부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까지 10%포인트(200% 기준) 안팎에서 앞서는 불안한 선두를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불안함’을 강조하는 것은 18일 전당대회 현장에서 자기 쪽 대의원의 이탈을 막으려는 뜻으로 보인다. 정 후보 쪽은 김근태 후보와의 표차를 10%포인트 이상으로 벌려야 앞으로 지도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김근태 후보 진영의 우원식 대변인은 “광주지역에서는 김근태 후보가 정동영 후보를 5.6%포인트(100% 기준) 차이로 역전했다는 지역 일간 신문의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1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김근태 당의장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쪽 관계자는 “2월 둘쨋주에는 크게 벌어졌던 표 차이가 최근에는 계속 좁혀져 오차범위 안까지 근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은 2명의 최고위원으로 뽑히는 3~4위를 누가 차지하느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혁규-김두관-임종석 후보가 오차 범위 안에서 혼전을 거듭하는 판세라는 게 당내 대체적인 분석이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최종적인 ‘몰아주기’-‘배제하기’ 지시가 대의원들에게 17일 내려졌거나, 18일 아침 전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후보간 짝짓기’ 시도다.
정동영 후보 쪽에서는 김혁규 후보와 임종석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또 김부겸 후보에 대해서도 호남(정동영-조배숙)과 영남(김혁규-김부겸)의 균형이 맞는 지도부를 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배제투표’를 하려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임종석 후보는 민주당과의 연대, 호남 다지기 등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 후보 쪽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김혁규 후보를 3등으로 입성시킬 수 있느냐다. 김근태 후보가 지원하는 김두관 후보가 3위를 차지해 당 지도부에서 ‘김근태-김두관 연대’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김근태 후보 쪽은 김두관 후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김 후보 쪽 관계자는 “1순위 표는 정동영, 김근태, 김두관 후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들 세 후보만이 2순위표를 나눠줄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근태, 김두관 후보의 연대가 파괴력이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정 후보 쪽이 전략적 연대의 파트너로 김혁규 후보를 선택하는 분위기 속에 임종석 후보가 빠지는 추세”라며 “김두관 후보와 임종석 후보가 서로를 배제하는 움직임이 오히려 김부겸 후보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임종석 후보 쪽은 후원자인 염동연 의원의 도움으로 확보한 수도권과 호남 대의원들의 지지에다, 현장 연설이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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