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인사 경쟁 `과열'..영입은 지지부진
5.31지방선거에 출마할 한나라당의 후보 선정 작업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막판으로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 정당 중 가장 먼저 중앙당과 시.도당 공천심사위 구성을 마치고 23일부터 후보 공모에 들어가는 등 외견상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꺼풀 벗겨 들여다보면 후보 선정 작업이 지지부진한 곳이 적지 않다. 정동영 체제를 출범시킨 열린우리당이 속도를 내며 발빠르게 후보군을 정리해 나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초반부터 과열 양상을 보였던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등이 경선 시기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이규택 김문수 김영선 전재희 의원 등이 경쟁중인 경기지사 후보 역시 치열한 경쟁 탓에 최종 선정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제주지사의 경우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예비후보로 영입되면서 김태환 현 지사가 탈당, 당내 화합을 통한 지방선거 총력전 체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한나라당은 22일 정병국 홍보기획위원장을 팀장으로 하는 선거기획태스크포스를 발족하는 등 선거체제 정비를 가속화할 기세였으나, 전략공천 범위 확정 등 실질적 작업이 예정대로 진척되지 못하는 데 대한 우려를 말끔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시.도당 공천심사위 구성을 놓고 이른바 `친박(.친 박근혜)'과 `반박' 진영간의 세력 다툼 조짐까지 감지되는 것도 후보 선정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현명관 전 회장을 제외하면 한나라당의 외부인사 영입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후보가 예상보다 강력할 경우 차기 대선 승리의 교두보가 될 수도권 사수를 위해서는 `필승 카드'를 내세워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어'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돌풍을 일으킬만한 인사를 영입하는 일은 물 건너간 듯 보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초조한 듯 `각료 차출'에 대한 비판 수위를 연일 높이고 민주당, 국민중심당과의 선거 공조 제스처도 취하고 있긴 하지만, 당장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어 이래저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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