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은 천천히” ― “일찍 들어와야 기선제압”
“꼭 와야 한다. 그러나 너무 빨리 와서도 안된다.” 오매불망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결단만을 기다리는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의 속마음이다. 당 인재발굴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문희상 전 의장은 23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강금실 전 장관에게 구국의 투사의 모습으로, 잔다르크처럼 나타나 달라고 여러번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저녁에도 정동영 의장의 대리인이 강 전 장관과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이 아직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당 관계자들은 그가 출마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보면서 ‘강다르크’의 등장 시기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한 재선 의원은 “‘강금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3월19일) 직전에 등장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본다”며 “서울시장 출마 결심은 빨리 하면 좋지만, 출마 선언은 천천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과 함께 속전속결로 가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출마 예정자들의 속내는 더 구체적이다. 광주광역시 시의원에 출마할 예정인 한 후보는 “출마자들은 강 전 장관이 한나라당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3월20일을 전후해 출현해주기를 고대한다”며 “아울러 4월 초순께 고건 전 총리가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열린우리당과 함께 한다는 뜻을 밝히면 지방선거 필승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거구도를 제대로 짜려면 빨리 들어와야 한다는 쪽도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이계안 의원은 “전당대회에 당력을 집중해 왔던 열린우리당은 지방선거라는 새로운 목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최소한 4월 초에는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어야 하며, 이렇게 되려면 3월 초까지는 강 전 장관의 영입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밝혔다.역시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민병두 의원도 “가능하면 일찍 들어와 당내 경선을 하는 것이 강금실 효과의 극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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