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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김혜경 전대표 VS 30대 김종처러 전대변인…14∼18일 경선 투표
‘60대 경륜’이냐, ‘30대 젊은 피’냐.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김혜경(61) 전 대표와 김종철(36) 전 최고위원의 ‘양김’ 대결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두 후보는 최종 후보 결정을 위한 14~18일의 경선 투표를 앞두고, 휴일인 1일에도 참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약 및 선거 전략을 가다듬었다. 두 후보 모두 ‘평등파’…정책노선 차이없어
경륜-패기 내세워 본선 경쟁력 우위 주장 이번 경선은 이른바 ‘자주파’(NL)와 ‘평등파’(PD)의 정파간 대결로 치러져온 민주노동당의 기존 선거와는 많이 다르다. 김종철 후보와 김혜경 후보 모두 평등파이거나 그에 가까워, 정파나 정책 노선에서 별 차이가 없다. 실제로 두 후보의 공약을 봐도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부자가 아닌 서민, 개발이 아닌 환경의 관점에서 출발해, 내용에서도 공공의료·보육·교육과 임대주택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생태·환경 서울 만들기 등으로 거의 같다. 모두 정립된 당의 정책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모두 ‘누가 더 본선 경쟁력이 있는가’에 주안점을 두고, 서로 “내가 적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혜경 후보는 빈민운동에 평생을 바쳐온 경륜과 당 대표를 지낸 무게를 강조한다. “사회 양극화가 화두인 이 때, 서민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김 후보야말로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최종 학력을 “인천여중 졸업”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김 후보는 “열린우리당에서 엘리트 출신의 강금실 후보가 나올 경우, 나는 ‘가난한 아줌마’로서 서민 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쪽은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모두 화이트칼라, 부르조아, 엘리트의 시각을 대변할 뿐”이라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김종철 후보는 30대의 돌파력과 설득력을 강조한다. 김 후보 쪽은 “민주노동당이 보여줘야 할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라며 “당 대변인과 중앙연수원장을 지내면서 당 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서울의 대안을 유권자들에게 힘있게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쪽은 텔레비전 토론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종철 후보는 “여당에서 강금실 전 장관이 후보로 나오면 ‘비정규직법을 통과시킨 당의 후보로서 서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몰아세우고, 한나라당 후보들에게는 주택이나 교육 문제로 맞불을 놓겠다”고 말했다. 본선에서의 목표치는 두 후보 모두 “15% 이상”이다.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이문옥 전 감사관을 후보로 내세워 2.5% 득표에 그쳤다. 이번에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 구도 속에서 ‘사표 방지 심리’로 인한 손해를 우려한다. 김혜경 후보 쪽은 “민주노동당이 정당 지지율에 비해 의석이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열린우리당이 잠식해간 우리의 표를 되찾아야 한다”고 했고, 김종철 후보 쪽은 “민주노동당이 득표하는 만큼 당선자에게는 정치적 압력이 돼 서울이 바뀌고 서민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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