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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31 13:56 수정 : 2006.03.31 16:50

프로그램 불만 일부이탈..내달초 끝장토론

원주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개최된 한나라당의 의원 수련회가 일부 의원들의 반발과 '무단이탈' 속에 31일 종료됐다.

이번 연찬회의 목적은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파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 등으로 인해 느스해진 기강을 바로잡고 도덕적ㆍ정신적 재무장을 도모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행사의 내용을 놓고 내부적으로 비판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수련회 첫날인 30일 밤에는 일부 의원들이 농군학교를 `무단 이탈'하는 바람에 수련회 분위기가 초장부터 흐트러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을 신청한 한 의원이 `선거 운동'을 이유로 농군학교를 빠져나갔고, 서울지역의 한 초선의원도 개인약속을 들어 서울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서울지역 초선의원은 농군학교를 나오면서 "당이 어떻게 가야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 너무 한심하다"며 수련회 프로그램에 대해 우회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공천심사를 이유로 전날 밤 학교를 떠난 부산지역의 한 의원도 "의원들이 장기판 졸도 아닌데, 졸 부리듯이 하는 것 아니냐"며 `집체식 수련회'를 비판했다.


당 쇄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 기회를 갖기 보단 농장체험, 구보 등 이벤트에 주력하고, `정신 재무장'과도 무관한 농업 강의를 듣도록 한 것은 문제라는 주장도 나왔다.

수련회에서 4월 임시국회와 5.31 지방선거 대책과 관련, 내달 초 끝장 토론을 가지기로 결정한 것은 이 같은 내부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다수 의원들은 수련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게 당측 설명이다.

무기명 소감문에 `정신무장, 협동정신, 야성 강화가 정권 획득을 위해 한나라당이 필요한 점이라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모처럼 당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감대와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와 같은 취지의 글이 대다수였다는 것이다.

최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과 관련해 진행된 양성평등교육과 성희롱 예방교육은 재미 속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평가도 많았다.

그러나 `출석카드'에 도장을 찍은 의원은 111명이었지만, 10~20명이 중간중간 빠져나가면서 수료증 수여대상이 몇 명인지를 두고 농군학교측이 난감해했다는 것은 정신 재무장을 위한 수련회의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가나안 농군학교에서의 담치기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최초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어수선한' 수련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당의 기장을 잡고 정신재무장을 통해 지방선거 필승을 이끌어낼지 의문이라는 회의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대표 취임 이후 전남 구례(2004.8), 충북 제천(2005.2), 강원 홍천(2005.8) 등 세 차례의 연찬회를 갖고 개혁과 쇄신을 다짐했으나 골프장 경비원 폭행사건(2004.9), 골프장 맥주병 투척사건(2005.6), 술집 여종업원 폭언 논란(2005.9) 등 연찬회 결의가 무색할 정도의 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랐던 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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