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외유 논란·강금실 친분설’ 차단 주력
금융 브로커 김재록씨 로비의혹 사건의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열린우리당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을 진원지로 여권 실세들과 브로커 김씨와의 친분설이 급속도로 펴져나가면서 급기야 당 지도부의 일원인 강봉균(康奉均) 정책위의장이 과거 김씨의 도움으로 외유를 다녀온 사실까지 드러나 수세국면에 내몰려 있는 탓이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로 공을 들여온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을 겨냥해 한나라당이 김씨와의 관련설을 제기하며 선거쟁점화를 시도하고 나서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당내에 확산되고 있다. 우리당은 일단 여권을 겨냥한 한나라당의 잇단 의혹제기를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아니면 말고'식의 무차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야당의 의도적 쟁점화 시도를 철저히 차단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당은 먼저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다녀온 것은 공직에서 잠시 물러난 `야인(野人) 시절' 이뤄진 것이어서 이를 김씨 비리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도를 넘어선 정치공세라며 반박했다. 우리당은 그러면서 김씨가 한나라당 정두언(鄭斗彦)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한나라당측 인사들과도 폭넓은 교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화살을 한나라당쪽으로 돌리는데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000년 아더앤더슨의 초청으로 시드니를 다녀온 것인데, 크게 문제될게 없다고 본다"고 말하고 "김재록씨가 후원회장을 맡았던 한나라당 정두언(鄭斗彦)의원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여당 인사만 나오면 이를 부각시키는지 모르겠다"고 언론 보도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박명광(朴明光) 비서실장은 "(강 정책위의장이 당시) 잠시 공직에서 물러나있던 상황이었고 업무연관성도 없었다던데..."라고 강 정책위의장을 옹호했고, 문병호(文炳浩) 의원은 "강 정책위의장이 당시 교수로 계셨던 것 같은데, 이번 사건과는 상관이 없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우리당이 가장 민감해하는 대목은 강금실 전 장관이 김재록씨와 모종의 친분관계를 맺고 있었을 것이란 한나라당의 의혹제기다. 우리당은 이를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려는 강 전장관에 대한 의도적 `흠집내기'라고 보고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강 전장관은 일반 정치인이 아니어서 자신의 명예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한다면 속된 말로 작살날 것"이라고 지적하고 "실제로 강 전장관은 `자기 명예를 훼손하고 과거식으로 한다면 가만히 안놔둔다'고 했다"고 전했다.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이명박(李明博) 시장의 황제테니스 논란과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의 `100회 골프 의혹'에 이어 지방권력 심판론과 연계한 의혹을 중점 제기할 방침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대야공세를 위한 `실탄'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2일 열리는 우리당 의원워크숍에서는 4월 임시국회 전략과 함께 지방선거 대응전략도 논의테이블에 오를 예정이어서 최근의 `김재록 정국'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방향이 나올지 주목된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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