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4.05 16:28 수정 : 2006.04.05 16:28

강금실 전 장관. 연합뉴스

5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식은 잘 꾸며진 한 편의 연극을 연상시켰다.

강 전 장관은 출마선언에 앞서 광화문 근처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한 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2백여미터를 걸어서 정동극장으로 이동했다.

덕수궁 돌담길로 알려진 이 길은 경기여고 재학시절 `여고생 강금실'의 등하교길이었다. 가는 도중 행인, 노점상들과 인사하며 악수도 나눴다. 인기 스타가 길거리에 나온 모습을 방불케 했다.

강 전 장관의 상징색이 `보라색'과 `하얀색'으로 결정됐기 때문인지 이날 강 전 장관이 선택한 의상은 투피스 양장을 비롯해 스카프와 귀고리, 목걸이, 구두 등 모두 연보라색 계통이었고, 눈화장도 보라색이었다. 보라색 재킷 안에 입은 니트만 하얀색이었다.

강 전 장관이 출마선언 장소로 선택한 정동극장의 무대는 보라색과 하얀색의 광목이 드리워진 채 `미니멀 스타일'의 연극무대처럼 절제되고 단아하게 꾸며져 있었다.

무대 오른편에는 강 전 장관의 상징꽃인 보라색과 하얀색 아이리스 100송이가 담긴 두 개의 화분이 놓여 있었다. 이날 무대는 열린우리당 박영선(朴映宣) 의원이 아이디어를 내 직접 꾸몄다고 한다.

무대 한가운데에는 마이크와 작은 탁자가 마련돼 있었고, 무대 뒤편에는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이라는 김용택 시인의 시가 투사됐다.

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정동극장을 선택한 이유는 정동이 역사와 전통, 문화,현대가 어우러지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출마선언문 낭독에 앞서 마치 독백과도 같이 "처음 봄을 맞는 것처럼 하늘도 파랗고, 오는 길에 개나리꽃과 벚꽃이 활짝 폈다, 항상 오는 봄이지만 봄이 될 때마다 설레어 진다"며 "오늘 제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을 시작하려 한다. 그 시작의 설렘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또 "저는 엘리트로 컸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차를 타고다니면서 고공비행을 해왔다"며 "시민들과 같이 걷고, 대중의 지혜를 얻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시장 출마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10여분간 잔잔하게 출마선언문을 낭독한 강 전 장관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예의 차분하면서 논리적인 답변으로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질문에서는 단호함도 엿보였다.

강 전 장관은 자신의 인기가 거품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여론조사 인기가 거품이라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당 지지도가 낮은데 여당 후보에 대해 왜 지지도가 높은지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이 전에는 풍요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그 강을 중심으로 경제적.심리적으로 양분된 상태"라면서 "구체적인 서울 디자인 설계는 앞으로 차츰 보여주겠지만 강북을 발전시키고, 강남도 잘 보존하면서 아름다운 부촌으로 가꿔나가는 정책방향을 잡으려고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또 행정도시 건설 이후 서울의 모습과 관련, 2010년 이후 수도 서울에 대한 법률정비와 협의기구 구성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340석인 정동극장 좌석은 취재진과 우리당 당직자, 지지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그가 연단에 올라서자 수백개의 카메라 플레시가 연방 터졌다. 강 전 장관의 팬클럽인 `강사랑' 회원 10여명은 플래카드를 들고 "강 장관님 사랑합니다"를 외쳤고, 한 지지자는 큰 목소리로 "예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를 지켜본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살벌한 정치판에서 예쁜 것만 가지고 잘 헤쳐나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선대본부장으로 내정된 우리당 김영춘(金榮春) 의원, 공동 대변인 역할을 맡은 오영식(吳泳食) 의원과 조광희 변호사, 홍보담당인 박영선 의원을 비롯해 김희선(金希宣) 강창일(姜昌一), 민병두, 백원우(白元宇)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