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6 09:25
수정 : 2006.04.16 09:39
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상한 `수도권 드림팀'의 팀 플레이가 한동안 보류될 전망이다.
우리당은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장관과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진대제(陳大濟) 전 정통부장관을 영입하기 이전부터 두 사람의 선거 공조를 통해 당 전체의 득표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강 전 장관과 진 전 장관은 지난주 중순께 수도권의 미래 모습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두 사람의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됐던 두 사람의 만남이 미뤄진 것은 강 전 장관이 아직까지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최근 또 한명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이계안(李啓安) 의원이 경선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까지 한 상황에서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으로 확정된 것처럼 MOU 체결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 관계자들은 두 사람의 회동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실시되는 열 오는 27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이 미뤄지는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강 전 장관측에서 진 전 장관과의 공조를 일부러 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이 수도권 정책을 매개로 일종의 `패키지'로 묶일 경우 진 전 장관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강 전 장관의 후광효과를 받을 수 있는 반면, 강 전 장관은 특별히 이득을 볼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서울과 경기도의 공조가 강 전 장관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사람이 체결할 MOU에는 서울보다도 경기도에 유리한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MOU의 중심 내용인 교통체계와 환경, 산업특화 등의 분야는 성격상 서울이 손해를 보고 경기도가 이득이 보는 모양새를 갖출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발전방향에 대한 강 전 장관과 진 전 장관의 시각과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공조를 이루기가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강 전 장관은 서울의 미래 모습으로 `문화와 역사'를 부각시켰고, 진 전 장관은 경기도의 `발전'을 강조하는 등 서로 다른 방향의 비전을 제시했는데 두 사람이 정책을 매개로 공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강 전 장관측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고개를 젓고 있다.
강 전 장관 캠프의 한 인사는 "강 전 장관이 진 전 장관과 이틀에 한번씩은 통화를 하면서 정책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이 당장 회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일촌을 맺는 등의 상징적인 이벤트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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