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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9 19:05 수정 : 2006.06.09 19:05

우여곡절 끝 비대위원장 취임
이념편향성 선입견 극복 과제

"설사 독배(毒杯)를 마시는 일이 되더라도 피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최고위원이 9일 당의 위기상황 돌파를 위한 구원투수로 공식 선임됐다.

그의 측근들은 "재야의 리더에서 여당의 대표가 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비쳐볼때 상징성이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6.10 항쟁 기념일에 즈음해서 그가 당의 수장을 맡게 된 것도 공교롭다.

80년대 장기표(張琪杓) 새정치연대 대표, 이부영(李富榮) 우리당 상임고문과 함께 재야의 3두마차로 불렸던 그는 95년 민주당 부총재로 제도 정치권에 진입했으나 `재야 대표선수'라는 무게감에 비해 오랜 기간 비주류를 맴돌았던게 사실.

그러나 그는 2003년 9월 우리당의 전신인 국민통합신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돼 신당추진을 진두지휘했고, 17대 총선에서 재야 및 386 운동권 출신의 대거 당선에 힘입어 당내에서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함께 양대 계파를 형성하게 됐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대권수업'까지 받은 그다.

하지만 그에게는 대중성과 인지도가 늘 문제였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뽑는 `백봉 신사상'의 단골수상자이고, 선호하는 대선주자 후보 조사에서도 수위권을 차지해온 그였지만 여론지지도는 3% 안팎을 벗어나지 못해왔다.


그의 주변에서는 5.31 지방선거 참패라는 최악의 당 상황에서 김 전 최고위원이 `독배'를 기꺼이 자청한 데 대해 "당의 위기상황을 더이상 지켜만볼 수는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점에서 그가 일종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낮은 대중성과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독배를 자청했다는 얘기다.

그가 리더십을 발휘해 만신창이가 된 여당을 추슬르고 민심을 수습할 경우 예측 불허의 향후 대선국면에서 분명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나타났듯 그의 이념편향성에 대한 당내의 `비토세력' 또한 적지 않을 뿐 아니라, 향후 당의 진로를 둘러싼 계파간의 노선 대립 심화 가능성 등은 그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싸늘하게 돌아선 민심'을 상대해야 하는 여당의 수장 자리를 그가 어느정도 감내해 낼지도 관건이다.

특유의 신중함 탓에 `여의도의 햄릿'으로 불리는 김근태. 그가 짊어지게될 비대위원장 자리가 `꽃가마'가 될지, `독배'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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