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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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笑)변인’ 이계진 이만 물러납니다” |
"`소(笑)변인'은 이만 물러납니다"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이 14일 "전대 직후 사퇴하려 했으나 이재오(李在五) 최고위원마저 없는 상황에서 서둘러 그만두면 오해를 받을까 봐 사퇴시기를 미뤘다"면서 "전대 이후 유지해 왔던 `무자격 대변인' 자리를 오늘부로 그만둔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에 의해 발탁된 이 대변인은 취임 일성으로 "소변인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정치판을 사랑과 유머가 넘치는 곳으로 바꿔 보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실제 이 대변인은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논문조작' 사건과 경기도 오포비리 사건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에 대해서 조차 다소 무리할 정도의 온정주의적 논평을 내놓는 등 새로운 대변인 문화의 창출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 2월에는 처음으로 여야 4당 대변인 `떡볶이 회동'을 성사시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부드러운 남자' 이 대변인이 대변인 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한번 웃자는 차원에서 농담성 논평을 냈다가 수차례 혼쭐이 난 것.
일례로 그는 지난 3월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미국과 일본 등을 격파하며 연승행진을 거두고 있던 한국 대표팀을 다소 엉뚱한 방식으로 칭찬했다가 정치권 및 네티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 대변인이 이날 8개월간의 활동을 마감하면서 "이제 차맛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정치판에 `여유'를 심어주기가 그만큼 힘들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들렸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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