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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2 19:36 수정 : 2005.09.02 19:36

눈물 날 정도로 감사?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고문단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는 문희상 의장의 눈 주변에 묻은 티를 당 관계자가 닦아주고 있다. 문 의장은 티를 닦은 뒤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만난다니 내가 눈물이 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여기선 “내각제가…” 저기선 “대통령제가…”

“이 참에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게 옳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요하게 던지고 있는 연정론을 계기로, 열린우리당 안에서 ‘연정의 목표는 개헌 아니냐’라며 개헌 논의에 곧장 들어가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년 단임인 현행 대통령제를 대신할 권력구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의원들도 등장했다. 개헌 논의 금지의 ‘둑’이 사실상 무너지기 시작한 셈이다.

“연정 종착역 아닌가” 조기 논의 주장 잇따라
지도부 “장기 과제…지금은 때 아니다” 진화

당내 재야파에 속한 이호웅 의원은 2일, 한 인터넷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정은 결과적으로 내각제 개헌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개헌 논의는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고, 지금부터 논의해도 좋다”고 밝혔다. 정치학 교수 출신인 지병문 의원은 “연정론은 결국 내각제 개헌으로 갈 것”이라며, 그 근거로 “내각제를 통해 지역연합을 하게 되면 지역간 적대감은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봉주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협력과 통합의 정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내각제를 선호한다”며 “(그러나) 개헌 문제를 우리가 먼저 내놓으면 ‘그것 봐라, 역시 그런 꼼수가 있는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그 다음부터 혼선에 빠질 것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에선, 순수 대통령제 개헌에 대한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춘 의원은 이날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연정론을 제기함으로써) 선거구제·행정구역 개편에서 나아가 ‘정·부통령제-4년 중임제’ 개정을 골자로 한 개헌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과 함께 순수 대통령제 개헌을 주장해온 이인영 의원은 “대통령의 연정론은 개헌까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내각제가 목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연정론을 개헌 논의로 받아들이거나, 개헌 논의로 이어가려는 이런 흐름에 대해 지도부는 마뜩찮은 표정으로 진화에 나섰다. 조기 개헌논의가 불러올 정치적 혼란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전병헌 대변인은 이날 당 고문단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대연정론과 개헌을 연동해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은 뒤, “개헌논의는 블랙홀의 성격이 있어, 국민통합이라는 대통령의 명제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연정론과 개헌 논의의 함수관계를 전면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연정론이 장기적으로는 개헌 문제까지 연결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개헌은 차기 대권의 규칙을 정하는 문제인 만큼,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시기상조론’을 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다른 모든 정치일정이 흐트러져버린다”며 ‘현실론’을 들어 반대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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