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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2 09:50 수정 : 2005.09.22 14:26

우리나라 이동전화 이용자들이 외국 사람들보다 2배 이상 비싼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정보통신부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심재엽(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국내 주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국내에 공급하는 휴대전화 가격이 외국에 파는 것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 또 휴대전화 국내 판매가는 계속 오르는 데 비해, 외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엘지전자·팬택&큐리텔의 휴대전화 값은 2001년 평균 28만6천원에서 2002년 32만4천원, 2003년 34만7천원, 2004년 36만3천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반면 외국에 파는 가격은 2001년 19만7천원에서, 2002년 18만9천원, 2003년 18만2천원, 2004년 17만5천원으로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그만큼 비싼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고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무조건 최고 성능의 최신 기종을 찾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이동전화 이용자 중에는 음성통화 기능만 사용하면서, 휴대전화는 고화질 카메라와 엠피3 기능까지 달린 것을 갖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그 결과, 외국에서는 통화기능만 가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카메라나 엠피3 같은 기능까지 가진 게 더 많다. 이런 사실은, 삼성전자와 스카이텔레텍이 출고가 기준으로 50만원대 이상의 고가 휴대전화만 공급하면서 60%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서도 입증된다.

우리나라 이동전화 이용자들이 비싼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된 데는,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기능 경쟁을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비싼 휴대전화를 사용을 부추기고 강요하기까지 한 탓도 있다. 실제로 카메라와 엠피3 같은 기능을 없애는 대신 값을 낮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있으나, 국내 주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이런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이 저가 휴대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외면하는 틈을 타, 모토롤라가 ‘스타텍 2004’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제품은 카메라나 엠피3 같은 기능을 빼는 대신 값을 대폭 낮춘 것으로, 지난해 1월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용으로 출시된 이후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모토롤라는 높게 형성된 국내 휴대전화 가격 덕에 적정 수준 이상의 마진까지 챙기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이동전화 이용자들이 비싼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우리나라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미국 퀄컴에 주는 CDMA 기술사용료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정통부가 국회 과기정위 서혜석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국내 업체들은 퀄컴에게 2002년 4202억원, 2003년 5245억원, 2004년 5361억원의 기술사용료를 지급했다.

퀄컴에 지급되는 기술사용료가 휴대전화 대당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퀄컴에 국내 판매 휴대전화 대당 가격의 5.25%를, 수출제품의 5.75%를 기술사용료로 주고 있다.

따라서 휴대전화 가격이 비싸질수록, 퀄컴에게 지급되는 기술사용료도 높아진다.

<한겨레>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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