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지검 국감후 의원·검찰간부와 술자리
주성영 의원, 술집 여주인에게 ‘폭언’ 논란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 10여명은 22일 저녁 국정감사를 끝낸 뒤 대구 동구 ㅈ 호텔 1층 칵테일 바에서 피감기관인 대구지검의 서영제 대구고검장, 박상길 대구지검장, 정선태 대구지검 1차장 등 검찰 간부들과 함께 술자리를 벌였다. 술값은 검찰이 냈다.
오후 11시쯤 고검장과 지검장, 일부 의원들은 숙소로 돌아갔지만 선병렬, 최용규 의원(이상 열린우리당), 주호영, 주성영 의원(이상 한나라당) 등 의원 7∼8명과 정 1차장 검사, 부장급 간부 몇몇은 지하 1층 유흥주점으로 옮겨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성영 의원은 술집 여주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추태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인 ㅎ씨는 “주 의원이 욕설을 했다”며 “정신적 충격을 받아 밤새 한숨도 못 잤으며,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의원은 “ㅎ씨에게 욕설을 한 적이 결코 없으며, 그녀와 대화를 나눈 기억도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2차 술값은 의원들이 냈다”고 말했다.
검사 시절 음주운전 등 술과 ‘악연’이 깊은 주성영 의원은 최근 폭탄주를 소탕하자는 취지로 발족한 국회의원 친선모임 ‘폭소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도 이 클럽 회원이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등은 “피감기관으로 부터 술접대를 받은 의원들을 규탄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이 여야 동료 의원, 검찰 간부들과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며 바 여주인 및 여종업원에게 장시간 심한 욕설을 퍼부어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대구시 동구 모 호텔 바 여주인과 시민단체 `대구여성회'에 따르면 주 의원은 22일 대구고.지검 국감을 마친 뒤 오후 9시10분께부터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 5명, 대구지검 부장급 이상 간부 7명과 어울려 이 호텔 1층 칵테일 바에서 술을 마셨다. 주 의원과 일행은 이어 오후 11시10분께 같은 호텔 지하 1층 바로 자리를 옮겼다. 주 의원은 이 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시다 공간이 비좁고 서비스가 나쁘다며 여주인과 여종업원들에게 1시간30여분 동안 수십 차례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바 안에는 주 의원 일행 외에 다른 손님들도 여러 명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호텔 바 여주인은 "(주 의원이) 술을 마시는 동안 계속해서 `×× 년' 등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일행이 몇 차례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에 대해 "당시 술자리에는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같은 행동을 했겠느냐"면서 "폭탄주를 마시거나 욕설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또 자신이 건전한 음주 문화 실현을 위한 국회 친목 모임인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 회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술값에 대해 대구지검측은 "지하 1층 바 술값은 우리가 내지 않았으며 피감기관으로서 의례적으로 동석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호텔 지하 바의 여주인도 "술값이 얼마였는지, 계산을 누가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대구여성회는 "주 의원의 추태를 더 확인해 성명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도 성명을 통해 "피감기관에서 술 접대를 받은 여야 의원들을 규탄한다"면서 "특히 주 의원은 피해자와 시민 앞에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덕기 기자 duck@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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