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2 15:03
수정 : 2005.10.13 03:50
“누가 당선돼도 상관없어요”
"누가 당선돼도 상관없어요. 낙후된 지역경제만 활성화 시킬 수 있다면..."(자영업자 정모씨)
"그래도 힘있는 여당 핵심이 당선돼야 최악의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대구의 실태를 중앙정부에 알려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데..."(공무원 A씨)
"현 정부가 대구를 위해 해 준 것도 없는데..이번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가정주부 박모씨)
10.26 대구 동을 재선거가 시작됐으나 대구지역 여론은 이처럼 무관심과 여.야로 3분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총선 1년여만에 다시 치르는 선거여서 주민들의 관심이 떨어질만도 하지만 이번 재선거가 후보들의 개인경력 등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지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의 접전을 펼치자 각 후보의 선거캠프는 물론 여.야를 놓고 지지성향이 다른 주민들 사이의 신경전도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측은 '지역에 꼭 필요한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한나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분위기를 바꿔 당선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측은 이번 선거를 당리.당략을 떠나 대구와 동구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되도록 해야한다며 인물 위주의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이 후보측은 '한나라당이 이번 재선거를 노-박의 대리전으로 몰고가 지역주의에 의존하려고 한다'며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모두 거부한 채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는 대구에서 비교적 낙후된 동구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당선되더라도 공공기관 유치에 실패하면 의원직을 포기하겠다며 배수진을 쳐놓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측은 이번 선거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규정하고 현정권 심판론을 선거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유 후보측은 이번 선거가 단순한 재선거 또는 한나라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가 아니라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를 강조하듯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지난 주말 이후 2차례 잇달아 대구를 찾았는가 하면 선거를 앞두고 수차례 더 대구를 찾을 예정이며, 강재섭 원내대표도 12일 유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힘을 실었다.
유 후보측은 열린우리당의 공공기관 유치와 관련한 전략에 대해 공공기관 유치와 관련한 것은 정치논리로 해결하면 안되는 사항임을 강조하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 밖에도 민주노동당 최근돈 후보와 자민련 이명숙 후보,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한 조기현 후보 등도 이번 선거가 `이-유' 두 후보간 양자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하면서 각각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대한 정치권.언론 등의 관심에도, 지난해 총선과 구청장 보궐선거 등 정치인들의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해마다 반복되는 선거에 염증을 느낀 상당수 유권자들은 선거가 치러지는 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등 무관심 했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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