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안 제출 결정 일단 유보
한나라당은 13일 천정배 법무장관이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해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해 불구속 수사를 검찰에 지시한 것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에게 천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천 장관의 해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후 해임건의안 제출도 검토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상임운영위원 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후 브리핑을 통해 "천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법무부장관이 헌법 질서의 근본과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린 행위"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천 장관을 해임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천 장관의 자진 사퇴와 검찰총장의 소신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천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는 천 장관의 사퇴 또는 해임 여부 등을 지켜본 뒤 추후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결정키로 했다.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박근혜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상임운영위 연석회의에서 천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의견을 모았으나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건의안 제출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일단 결정을 유보했다. 한나라당이 천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경우 지난 6월 윤광웅(尹光)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에 이어 17대 국회에서만 두 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발의되게 된다. 한나라당이 천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결정을 유보한 것은 `해임건의안을 남발한다'는 비판적 여론이 제기될 수 있고, 강 교수 파문에 대한 당의 강경 대응이 `색깔론'이나 `이념 논쟁'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의주 기자 ye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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