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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7 11:46 수정 : 2005.10.17 11:46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표수리 이후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파문을 둘러싼 여당내 기류가 `천정배 보호' 쪽으로 급속한 흐름을 타고 있는 분위기이다.

천 장관의 정당한 법적권한 행사를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이 또다시 `색깔론' 총공세로 활용하고 있다는 여권내 상황인식에 따라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내외 지지세 결집을 촉구하는 여론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특히 지휘권 발동파문을 둘러싸고 찬반이 엇갈렸던 당내 여론도 대체로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당초 천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성급하다거나 신중치 못했다고 비판했던 의원들은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는 점도 이런 당내 분위기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17일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를 통해 한나라당의 천 장관 사퇴공세에 대한 총력대응 태세를 다짐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이번 수사는 적법 절차 따라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리행사이자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거듭 강조했고,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재선거에 이를 악용하려는 당리당략을 즉각 철회하라"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한명숙 상중위원은 한나라당을 겨냥, "공작정치의 분신인 박정희 유신정치에 동참했던 장본인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운운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독재하는 사람들이 검은 안경을 끼고 흰색을 검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 움직임에 대해 "가당찮다"며 "혹시라도 제출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이를 부결시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당내의 `천정배 지키기' 기류는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추진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고조되고 있다.

유시민 상중위원은 "검찰은 금성에서, 화성에서 온 것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은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만큼 검삯은 자기가 행사하는 권력의 정당성이 어디서 오는지 깊이 성찰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당내 기류가 이같은 정향성을 갖고 일관되게 움직여줄지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현 지도부는 `천정배 지키기'에 총력대응을 다짐하고 나섰지만 당내 계파나 차기 대선주자 진영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소간의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지휘권 발동파문을 천 장관의 정치적 행로와 연결시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부 경계감을 표시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구당권파로 분류되는 `천.신.정' 그룹의 반응이다. 특히 신기남 전 의장이 지난주 천 장관 지키기에 발벗고 나선데 비해 DY(정동영 통일장관)측은 원론적 입장 외에는 뚜렷한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어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신 전 의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치적 생각에 따라 그런 일을 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천 장관은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일을 잘 해냈다. 나와는 수시로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4.2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관계가 느슨해진 `천.신.정' 그룹이 이번 지휘권 발동파문을 거치면서 새로운 `삼각관계'를 만들어가고 있고, 이는 향후 여권내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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