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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9 16:31 수정 : 2005.10.19 20:35

창측 "벌써 대권병 들었나" 불만표시 이시장 "진의 잘못 전달…직접 사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9일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내며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이 최근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상대적 호감을 표시하면서도 오히려 `같은 뿌리'인 이 전 총재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이 그 이유다.

이 시장은 18일 발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노무현.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냐하면 노무현"이라면서 "이쪽(이회창)은 너무 안주하고 주위에서 둘러싸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시장은 또 "이회창씨는 당에서 만든 공약을 갖고 두 번 다 써 먹었다. 별 내용도 없이"라면서 "나는 서울시장 선거 때 당에서 만든 공약 하나도 없었다"는 말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 핵심 측근인 이종구 전 언론특보는 "이 전 총재가 이 시장 발언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 총재측은 특히 이 시장이 노 대통령에게 `인간적 호감'을 나타내며 이 전총재를 깎아내린 데 대해 `비례의 극치' `몰염치'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긴 자에게 아부하고 진 자를 짓밟으려는 태도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전 특보는 "차기 대권을 향한 자신의 입지를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국가정체성의 위기상황을 몰고온 강정구 교수 파문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과감하게 쓴소리를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공약에 대한 언급에 대해서도 이 전 특보는 "이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때 자신의 노력만으로 당선된 것처럼 자랑하는데, 당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전 특보는 "이 시장은 벌써부터 지나치게 대권병에 든 것이 아닌가 생각돼 씁쓸하기 짝이 없다"면서 "이 시장의 이런 행보가 계속되면 한나라당으로서도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 달 `청계천 부부 회동'을 계기로 가까워지는 듯한 기미를 보였던 이 전 총재와 이 시장의 관계는 다시 서먹서먹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총재의 다른 측근은 "이 시장의 무례함이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올 초에는 이 시장 지지자들이 이 전 총재를 깎아내리는 내용을 담은 `불멸의 리더십 이명박'이라는 책자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다가 적발돼 마찰을 빚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측은 "보도 내용이 상당 부분 거두절미되거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면서 "결과적으로 이 시장의 의도와 무관하게 그런 오해가 빚어진 것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시장은 보도가 나간 전날 이 전 총재의 핵심측근에게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해명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다른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본의 아니게 오해를 빚게 돼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직접 이 전 총재를 만나 뵙고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총재는 여전히 이 시장에 대한 노기를 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두 사람의 대좌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김병수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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