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31 19:12
수정 : 2005.10.31 19:12
내년 1월까지 비대위 체제로 운영 당내 ‘비주류’ PD계 무게중심 쏠릴듯
김혜경 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지난 10·26 국회의원 재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31일 총사퇴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격론 끝에 김 대표와 김창현 사무총장, 주대환 정책위의장 등 최고위원 13명 모두가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천영세 의원단대표도 당연직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는 총사퇴를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서민에게 감동과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그 결과가 이번 재선거로 드러났다”며 “민주노동당의 자성과 혁신을 위해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단은 애초 내년 5월의 지방선거에 힘을 집중하기 위해 내년 1월에 물러날 예정이었으나, 그 시기가 2개월 가량 앞당겨졌다.
그는 “울산 북구의 패배 요인 중에 (당내의) 다양한 의견들의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던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사퇴로 민주노동당이 국민에게 감동과 열정을 주는 진보정당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으로, 분열을 극복하고 믿음직스럽게 국민 여러분들 앞에 설 수 있는, 색깔 있는 진보 야당으로 되는 물꼬가 트여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단이 총사퇴함에 따라, 민주노동당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지도부 선거 때까지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홍승하 대변인은 “비대위는 오는 2일 열리는 의원단, 시도당 위원장단, 전 최고위원단 등 비상 연석회의의 논의를 거쳐 구성되며, 5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이 완료되는 5일까지는 천영세 의원단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단 사퇴는 내년 1월에 새로 꾸려질 당 지도부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당내 ‘주류’였던 민족해방(NL) 계열 대신, ‘비주류’로 꼽혀온 민중민주(PD) 계열로 지도부의 무게중심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조승수 전 의원이 주요 당직을 맡아 복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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