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의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을 비롯한 열린우리당의 전·현직 지도부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에 최선을 다하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
“확전 득될 것 없다” 내부갈등 진정세 정세균 의장 공동운명체 강조…의원들 공감
10·26 재선거 참패로 촉발된 열린우리당 내부의 갈등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비교적 빠른 속도이다. 정세균 임시 당 의장과 각 정파들은 1일, 당의 단합과 결속을 ‘합창’했다. 정 의장은 이날 임시지도부 첫 회의에서 “우리는 공동 운명체”라며 “견해차가 비생산적 방향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경계하자”고 말했다. 지도부 일괄사퇴 과정에서 형성된 감정의 앙금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자는 얘기다. 지난 28일 중앙위원·의원 연석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 성토에 앞장섰던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쪽도 ‘확전’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민평련 소속인 문학진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개인이나 계파의 이해를 위해 당에 상처를 내서는 안 된다”며 “일사불란하게 당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민평련 소속 핵심 인사들은 이날 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응답’과 지도부 일괄사퇴, 임시지도부 구성 등을 이끌어낸 민평련으로선 여기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다간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배기선 사무총장은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민평련 쪽에 섭섭한 감정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노계’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소속 의원들도 31일 두 차례 모임을 열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뜻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모임의 유시민 의원은 1일 방송에 출연해 “이제 냉정을 찾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고 제안했고, 참정연 대표인 이광철 의원도 “이제는 남의 탓 할 게 아니라 책임을 공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참정연 관계자는 “이미 지도부가 일괄사퇴하고 임시지도부까지 꾸려진 마당에 지금 문제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당분간은 이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판’이 정리된 터에 문제제기를 해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지적인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 등 ‘국민참여1219’ 쪽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의원의 무책임한 발언과 대통령에 대한 책임전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의 탈당을 거론한 안영근 의원을 비판했다. 이들은 정 의장에게 대통령을 공격한 의원들을 경고해달라는 뜻도 전달했다. 한편, 전병헌 대변인은 “임시 지도부의 명칭을 비상집행위원회로 변경했다”며 “제2창당을 기획하는 만큼, 당헌·당규 개정도 지도부 업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임시 지도부가 한시적으로 당을 관리하는 소극적 역할에 머물지 않고, 지방선거 공천규정 등 당헌·당규 전반을 손대는 적극적 기능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의장은 이날 의장비서실장에 우상호 의원을 임명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