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10 10:01
수정 : 2005.11.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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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창당 2주년을 맞아 10일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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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건전한 견제·조율 필요”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는 10일 우리당과 민주당간 통합론에 대해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우리당 창당 2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내에 대부분이 통합에 찬성하고 있지만 상대방이 있는 일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정치를 하는 정당은 상대의 상황과 성사 가능성 등을 다 봐가면서 해야 한다"면서 "(통합 논의는) 정당간에 공감대도 만들어지고, 뭔가 좀 하면서 해야지 실질이 없이 말만 무성한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며 현 단계에서의 통합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차기 대권주자군인 정동영 통일장관과 김근태 복지장관의 당 복귀 문제와 관련, 정 의장은 "그분들이 당에 오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분명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 의장은 두 샌의 2월 전대 출마와 관련해서는 "본인들이 판단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당에 와서 그 분들이 무슨 일을 할 것인가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 일각의 `제3후보론', 강금실 전 법무, 추미애 전 의원 등 영입 가능성등과 관련, 정 의장은 "가능성이야 모든 게 다 열려있겠지만 지금까지 추진하는 움직임은 전혀 없다"면서도 "만일 정동영.김근태 두 장관만 나온다면 흥행이 되겠느냐"며 `다자 구도'가 돼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을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당.정.청 관계와 관련, "공동 운명체"라면서 "서로 책임을 내 것으로 돌려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의사소통 시스템도 잘 갖춰나가고, 정책적인 문제를 적극 조율해 정책 혼선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당정간에 이견은 있을 수 있다"면서 "당이 정부에서 하는 것을 무조건 예스(Yes)라고 하거나,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경우 그것이 무슨 상호 견제나 협력이 되겠느냐"며 향후 당.청 관계가 건전한 견제 관계로 가는 것이 바람 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정 의장은 지난 8일 있은 우리당 지도부의 김대중 전 대통령 예방시 전통적 지지표 결집을 강조한 것과 관련, "개혁 세력의 지지를 받되 호남의 지지를 받는 것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생각한다"면서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받은 표는 내가 받은 표를 그대로 받은 것'이며 `호남에서는 나보다 더 받기까지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황재훈 기자
kn020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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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인터뷰
"호남지지 소홀히 말라는게 DJ 뜻"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0일 창당 2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갖는 자리에서 상기된 표정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으로부터 "여러분들이 나의 정치적 계승자"라는 말을 듣고 나온 때문으로 보였다.
정 의장은 인터뷰 서두에 김 전 대통령과의 면담 얘기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다. 원래 그런 말씀 안하시는 분인데...". `작심하고 한 얘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 말씀을 우리한테 편들어 줬다고 좋아하면 그건 1차 방정식이다. 내가 다 하지 못한 정책을 여러분들이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최근 `제2의 창당'을 내걸고 당 쇄신에 앞장서고 있는 정 의장은 당 지지율 제고 대책과 관련해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서 "말을 앞세우지 않고 벽돌을 쌓는 심정으로 성과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 지지층이 한나라당으로 간 것도 아닌데 낙망할 필요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전대통령이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얘기했고 이를 민주당과의 합당을 은근히 촉구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는데.
▲그렇게 까지 확대해석 하기 보다는 호남의 지지를 잃지 말라는 정도가 아니겠는가. 면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받은 표는 내가 받은 표를 그대로 받은 것이다. 호남에서는 나보다 더 받았다"는 말도 했다. 그 말은 개혁세력의 지지를 받되 호남의 지지를 받는 것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얘기다. 확대해석하면 합당론까지 갈수도 있겠지만, 그런 해석은 내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당내에 통합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통합을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러나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타이밍이 아니다. 상대가 있는 일인데 저쪽(민주당)에서 펄펄 뛰는데... 성사가능성도 봐가면서 해야 한다. 각 정파간, 정당간 공감대도 만들어지고 뭔가 좀 하면서 해야지 국민이 어리둥절하게 하는 일은 가능하면 안하는게 좋다. 자꾸 실질도 없이 말만 무성한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공약으로 나오지 않을까.
▲144명의 원내 제1당, 그것도 여당이면 여당이 추진하고 공약하는 것은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정동영 장관과 김근태 장관이 들어와 당권 경쟁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말해 그분들이 당에 오는 것은 좋다고 본다. 단 그쪽의 임무를 끝내고 와야 한다. 하늘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그분들이 온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니까. 전대에 출마하는 것은 본인들이 판단할 일이다. 아직 몇달이 남아있고, 우리정치는 다이나믹해서 3개월 후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른다.
--제3후보론이 나오고 있는데 실체가 있는 것인가.
▲전혀 없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아무런 논의도 되지않고 있다. 물론, 가능성이야 원칙적으로 열려있는 것이긴 하지만 두 분(정.김 장관)만 나온다면 흥행도 잘 안되는것 아닌가.
--당 지지율이 저조한데 이를 반전시킬 묘책이 있나.
▲선거에 진지 2주일이 지났다. 국민들이 너희들 반성 제대로 했다고 판단하면 이제 전진해야 한다. 계속 반성만 하면 어떻게 하겠나. 그렇다고 기상천외한 수가 이는 것은 아니다. 뭐 하나 터뜨리고 확 지지 받고 하는것 생각도 안하고, 우리가 선 자리에서 열심히 신뢰를 쌓아가면 된다. 내년 지방선거도 그렇게 비관할 일은 아니다.
--`뉴라이트'의 성격을 어떻게 보나.
▲원래 정치와 관계없이 국가 장래를 걱정하고, 경쟁력 키우고 하는 데서 출발한 것으로 아는데, 요새 좀 방향이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며칠전 이벤트 보면서 시민 사회 운동성격이 변질되고 정치세력화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청 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당.정.청은 운명공동체다. 어떻게 보면 내부라고 봐야 한다. 김 전 대통령도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대통령 비판이) 용납 안되는 것도 옳지 않지만 과한 것도 옳지 않다. 정책적 문제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혼선으로 보도하는 것도 안된다. 당이 정부에서 하는 것을 무조건 예스하면 무슨 견제나 협력이 되겠나. 상호 건강하게 존중하고 조율하면서 해야 한다. 그러면서 혼선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당내에 정체성 문제 제기가 많다. 당의 정체성이 도대체 뭔가.
▲우리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다.각종 정책이그런 쪽에 집중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왜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이어지고 있는데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고 양극화가 심화됐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이유야 많지만 어쨌든 그걸 해결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꾸중이다. 당장 부동산 대책 입법도 한나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 발목잡기를 할 경우, 민주.민노당과 정책 공조를 할 수도 있다.
김현재 조재영 기자 kn020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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