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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4 19:17 수정 : 2005.11.14 19:30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깨달았을 것”…이 시장·손 지사와 연대 본격화 관측도

“비주류의 승리다.”

“박근혜 대표가 지도력을 보여줬다.”

한나라당이 대통령과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 방식을 둘러싼 내홍을 수습 국면으로 돌린 14일, 당내에선 이런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이번 혁신안 사태는 나흘만에 재빨리 ‘봉합’됐지만, 앞으로 당 운영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일치된 분석이다.

우선 두드러지는 것은 ‘비주류의 힘’이다. 지난 10일 당 운영위원회가 국민선거인단에 책임당원을 참여시키는 쪽으로 혁신안을 수정 의결한 뒤, ‘새정치 수요모임’(수요모임·대표 박형준)과 ‘국가발전전략연구회’(국발연·대표 심재철) 등 당내 소장·비주류 의원들은 즉각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소장파의 선봉격인 원희룡 최고위원은 “김무성 사무총장이 장난을 쳤다”, “박근혜 대표는 제 무덤을 팠다”는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운영위 결정을 비판하는 한편, 이명박 서울시장 및 손학규 경기지사와의 연쇄 회동을 통한 ‘압박전’으로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비주류 의원들이 앞장서서 혁신안 원안 관철을 주장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 쪽은 “수요모임과 국발연이 ‘국민참여 경선’이라는 공통의 명분을 안고 들고 일어섰다”며 “비주류 의원들은 이번 일로 자신감을 얻게 됐고, 박 대표 또한 비주류를 끌어안지 않고는 당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당내 문제에 의사 표현을 자제해온 이명박 시장과 손학규 지사가 이번 일에는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원 최고위원을 만나 “당이 방향감각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지사도 지난 13일 원 최고위원을 만나 “시대 변화에 맞춰 당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다음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며 “당내 미래 지향적 개혁세력이 당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 대표를 정점으로 한 몇몇 ‘당권파’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는 것에 대한 ‘견제구’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당내 비주류와 이 시장, 손 지사의 ‘연대’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원 최고위원은 “당을 쇄신하는 쪽으로 간다면 누구라도 밀어주고, 후퇴시키는 쪽이라면 계속 싸울 것”이라며 “확대해석은 말아달라”고 말했다.


박 대표 쪽은 ‘조기 수습’에 강조점을 찍고 있다. 박 대표 쪽 관계자는 “박 대표가 의총을 통해 자신은 혁신안의 개별 규정에 사심이 전혀 없음을 확인시켜줬고, 이를 조기에 수습하는 지도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일로 박 대표가 간접적으로 스타일을 구겼다”고 말해, 혁신안 수정안을 둘러싼 ‘정치적 패배’를 인정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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