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15 19:43
수정 : 2005.11.15 19:43
“민주당과 통합 반대뜻 아니다”… “토론 필요”…“신경안써”…
노무현 대통령이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대목을 놓고, 15일 열린우리당에서는 분분한 의견이 오갔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지만, 통합을 주장하는 이들은 ‘바뀐 것은 없다’며 문제제기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최근 적극적으로 통합론을 설파해온 임종석 의원은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현 시점의 의미에 대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임 의원은 “광주·전남에서는 민주당이, 충청권에서는 국민중심당이 할거하는 상황에서, 보수세력은 한나라당과 뉴라이트의 연대를 통해 물샐 틈 없는 전선을 만들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강하게 외쳐온 호남 쪽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다. 광주·전남지역 의원들은 조만간 모임을 열어 통합 문제에 구체적인 의견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의원(전남 광양)은 “호남 쪽 의원들의 주장은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을 포함시키겠다는 차원”이라며 “민주당이 구태를 버리고 전국정당화에 동의하면 통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노 대통령의 발언이 꼭 민주당과의 통합에 제동을 건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창당 초심’ 발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얘기한 ‘전통적 지지세력’과 궤를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김 전 대통령이 말한 전통적 지지세력은 호남이 아닌 중산층과 서민 등 중도개혁세력을 의미한다는 것이며, 열린우리당의 창당선언문은 이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3년 11월11일 나온 창당선언문은 “민주화와 개혁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 산업화시대를 이끌어온 양심적 주역, 새로운 시대정신과 전문능력을 갖춘 분들의 힘을 결집”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첫번째 목표로 지역주의와 지역감정의 극복을 통한 국민통합정치의 실현을 꼽았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도 “노 대통령의 말씀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중도개혁세력의 통합도 시대의 과제”라며 “중도개혁세력 통합을 지역주의라고 해석하는 것은 편협하다”고 덧붙였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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