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29 14:26
수정 : 2005.11.29 14:26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복지장관이 사실상 당 복귀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양강의 틈바구니에 끼인 열린우리당내 제3세력들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내년 2월 치러지는 전대가 단순히 당권장악의 차원을 넘어 당내 세력질서에 근본적 재편을 몰고올 것이라는 상황인식 속에서 적극적인 역할모색을 꾀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
특히 양대 세력 사이에서 소극적 차원의 `균형추' 역할을 하거나 중립을 지켜오던 스탠스에서 벗어나 독자 후보를 내거나 `전략적 제휴' 형태로 특정후보를 적극 밀어주면서 입지를 확대해나가려는 징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친노그룹의 세력화 여부다. 10.26 재선거 직후 재야파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반노' 움직임에 맞서 친노세력의 대결집이 모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386세대 의원들의 연구모임인 `의정연구센터'가 그 중심에 서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류로 볼 때 현 역학질서에 변화를 줄만한 파괴력을 지닌 세결집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인재 풀을 관리하는 일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정.김장관계와 차별화된 친노쪽의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후보를 내는 쪽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의정연 간사인 이화영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계보를 만들기 보다는 연구소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며 "독자후보를 내는 방안도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연은 다음달 11일 재경부 장관의 출신의 강봉균 의원과 현대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이계안 의원이 기조발제를 맡는 워크숍을 갖고 전대 전략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친노성향이면서 개혁당파 출신들이 주도하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의 행보도 주목된다. 현 당헌.당규 개정을 둘러싸고 당내 주류세력과 갈등을 빚어온 참정연은 최근 재야파와 보조를 같이하려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
지난 4월 전대에서 유시민 의원과 함께 출마했다 고배를 든 김두관 청와대 정무특보와 `연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참정연은 내달중 우리당의 지난 2년을 평가하고 향후 진로를 모색하는 토론회를 준비 중이며 내년 1월초 전대 전략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당내 개혁성향 모임으로 신기남 전의장이 주도하는 신진보연대의 캐스팅보트 역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개혁 정체성의 회복을 주창하고 있는 신진보연대는 재야파와 함께 다음달 10∼11일 `민주개혁지도자회의'를 가질 예정이어서, 향후 짝짓기 시나리오와 관련해 주목된다.
당내 중도보수 세력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은 일단 관망세다. 안개모 간사인 박상돈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단계에서 특정주자를 지지하거나 의견을 통일시킬 이유가 없다"며 "그럴 경우 부작용만 생기고 갈등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성향상 자연스럽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직 `게임의 룰'조차 정해지지 않은 전대이지만 두 장관의 복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이미 당 전체가 당권경쟁의 급물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분위기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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