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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국회의장석 앞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 표결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차지하려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한데 엉켜 몸싸움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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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법 통과된 의사당 살풍경
김원기 의장 반대입구 기습 입장…한나라 허찔려
본회의 시작 전부터 스크럼 짜며 기세 싸움
여야의 줄다리기 속에 1년여를 끌었던 사립학교법 개정은 정작 국회 본회의에서는 20분 만에 통과됐다. 하지만 20분 동안 본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이 뒤섞여 몸싸움을 벌인, 아수라장이었다. 난장 속의 본회의 처리 = 김원기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에 등장한 것은 오후 2시40분이었다. 본회의장 왼쪽의 의장 출입구를 막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의장이 본회의장 의원 출입구로 기습적으로 등장하자 ‘막아, 막아!’라는 고함만 내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의장석 주변은 이미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점거’한 상태였다. 어렵지 않게 의장석에 오른 김 의장은 오후 2시47분께 사립학교법 개정안 상정을 선언했다.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이 의장석 앞 발언대에서 제안설명을 하려는 순간, 한나라당의 임인배·권경석 의원이 달려들어 원고와 마이크를 빼앗았다. 순식간에 단상 주변은 몸싸움장으로 변했다. 정봉주 의원은 단상 밑에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과 엉켰고, 열린우리당의 서갑원·김형주 의원은 바닥에 넘어져 밟히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도 김 의장은 2시52분께 투표 시작을 선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고함과 서류뭉치가 의장석으로 날아드는 가운데, 김 의장은 “제안설명 요지는 단말기를 참조하고, 토론신청이 없으므로 곧바로 표결하겠습니다”고 밝혔다. 6분 뒤 투표결과가 나오자 김 의장은 오후 3시에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를 선언하고,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법안 통과 뒤 항의의 표시로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의원 80여명이 이날 밤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벌였다. ‘대리투표’ 논란 = 법안 통과 뒤, 한나라당은 “의장석 주변에 있던 열린우리당 의원 상당수를 막고 있었는데 어떻게 154명의 재석 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나오느냐”며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여당 의원) 일부가 혼란 중에 다른 의원의 버튼을 눌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영식 열린우리당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직접 대치하지 않았던 의원들이 우선 투표를 한 뒤 단상에 대치 중인 의원들과 교대하는 방식으로 우리 당 의원들이 모두 표결에 참여했다”고 반박했다. 김재윤 열린우리당 의원은 “본회의 투표 때 내 좌석에 ‘빨간불’(반대)과 ‘파란불’(찬성)이 왔다갔다 했다”며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이 내 자리에 와서 반대표를 눌러 너무 황당해 항의했다”고 도리어 한나라당의 투표방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태희 황준범 성연철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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