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온' 양면 등원 압박
열린우리당은 13일 `거리'로 투쟁무대를 옮긴 한나라당을 향해 `강.온' 양면의 양동작전을 폈다.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명분 없는 시대착오적 행태라고 비판공세를 가하는 한편으로, 한나라당의 등원을 견인해내기 위한 대화와 설득노력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우리당은 먼저 한나라당의 국회의장실 점거농성과 장외투쟁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대국민 여론전에 주력했다.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는 오전 고위정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당이 이틀 연속으로 TV 토론을 제안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밖으로 뛰쳐나간다는건 말이 안된다"며 "길거리까지 나가 투쟁한다면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전날 의장실 점거농성을 거론하며 "국회를 무력화하는 행위"라며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국회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전날 정 의장과 주부와의 대화, 이날로 예정된 국군장병 위로행사를 거론하며 `민생 챙기기'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도 주력했다. 우리당은 이와 동시에 사학법 개정을 `전교조 장악 음모'라고 몰아세우는 한나라당의 대국민 선전전에 맞선 역공세에도 힘을 쏟았다.원혜영 정책위의장은 "사학법 개정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찬성 61%, 반대 21%였다"며 "한나라당의 장외투쟁과 임시국회 거부를 국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고위정책회의에 나온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개정안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반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압박공세의 연장선상에서 우리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예산결산특위와 환경노동위원회를 `반쪽 개의'한 채 한나라당의 참여를 촉구했다. 특히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의 경우 우리당 위원들은 `간담회' 형태를 빌려 민주노동당과 함께 사실상 예산안 심의를 진행하면서 한나라당에 압박을 가했다. 우리당은 그런 한편으로 대화와 설득노력을 강조하는 주화론 속에서 한나라당과의 공식.비공식 원내라인 접촉을 모색 중이다. 우리당 원내관계자는 "여기서 여당이 강하게 나가면 국회 문을 닫아야할 상황이 온다"며 "최대한 대화하고 설득한다는게 우리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리당은 특히 한나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감세안과 새해 예산안 감액 논란과 관련해 `양보'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계속 흘리고 있다. 이는 `실질적 회기'가 연말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야 강경론으로 밀어부쳐 정국 긴장을 조성하기 보다는 한나라당이 복귀할 수 있는 적절한 명분과 모양새를 갖춰주는게 보다 현실적 방안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물론 당내 한켠에서는 대야 강경론도 나름대로의 세를 얻고 있다. 한 당직자는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과 `3당 국회'를 여는 것도 국회운영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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