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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5 20:33 수정 : 2005.12.15 20:38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15일 오전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에게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처리한 경위와 개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당 - 정당성 홍보 뒤늦은 대응 한나라 - 원외투쟁 내부비판 분출


“이대로 손놓고있다간 여론 반전” 위기감
종교계 집중 설득…한나라당엔 등원 압박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이후 한나라당의 원외투쟁이 15일로 사흘째 이어지자, 열린우리당도 대국민 홍보와 종교계 접촉 등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 처리 직후 ‘모처럼 정국 주도권을 갖게 됐다’며 여유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엔 소속 의원들을 총동원해 사학법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천주교와 기독교 등 종교계의 조직적인 반발 기류가 감지되면서 “손 놓고 있다가는 주말을 거치며 여론이 반전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한나라당이 일부 종교계 인사들을 등에 업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종교계 설득에 팔을 걷어 붙였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을 방문해, 사학법 개정 취지를 적극 설명했다. 당에는 이미경·유기홍 비상집행위원을 책임자로 한 대책반을 구성했다. 김덕규 국회부의장이 천주교를, 유재건·장영달 의원이 기독교를, 김성곤 의원이 원불교를 각각 책임지기로 하는 등 ‘신자’ 의원들이 각 교단 관계자들의 집중 설득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주말에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별로 종교계와 사학 관계자들한테 홍보용 서한을 보내도록 하고, 당 차원에서 당원과 국민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 개최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이날 정책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는데, 속수무책으로 그냥 둘 수는 없다”며, 의원들에게 홍보전에 나서라고 독려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런 홍보전과 함께, 한나라당의 등원을 한층 강하게 압박했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의총 브리핑에서 “다음주부터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진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예산안을 비롯해 △‘8·31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입법 △비정규직 관련 법안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 소명을 핵심으로 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등을 임시국회 ‘필수 처리’ 안건으로 정했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16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등 ‘의지’를 과시하는 움직임도 잊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계속 등원을 거부할 경우, 부동산 관련 법안을 다른 야당과 공조해 처리할 수 있다는 ‘으름장’이다.

원혜영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감세안에 대해, “최대한 수용할 수 있고, 열린우리당의 대안도 마련 중”이라며 “(협상) 테이블이 마련돼야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원외투쟁 내부비판 분출

원희룡 의원 “해묵은 색깔론 잘못” 집회 불참
박대표 “중단할 거면 시작도 안했을 것” 단호

사립학교법 개정 무효화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15일 원외투쟁에 앞서 국회에서 60여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한나라당 안에서 지도부틔 강경 원외투쟁에 대한 비판론이 공개적으로 일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는 16일 서울시청 앞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의원들을 더욱 다그쳤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리더격인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사학법 개정을 곧 ‘전교조의 사학 경영권 침해→친북·반미 이념 주입 강화’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접근이자 잘못된 방향 설정”이라며 “여야가 의견접근한 것까지 원천부정하고 해묵은 색깔론으로 끌고 가려는 지금의 분위기는 분명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원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자립형 사립학교와 병행처리한다면’ 이라는 조건을 달아 사학법 개정에 동의한다는 합의를 하지 않았느냐”며 “지금에 와서 사학법 개정이 우리 아이들에게 반미·친북 사상을 주입시키기 위함이고 국가 정체성 위기라고 주장한다면 스스로 심각한 자기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원 최고위원은 애초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역에서 열린 거리집회의 연사로 배정받았지만, 이 글의 공개를 계기로 지도부와 견해차를 보이며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소장파인 이성권 의원 또한 이날 지인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사학법 투쟁이 중요한만큼 치열한 내부 토론과 논쟁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국회의장실 농성장에서 문득 들었다”며 “솔직히 저는 사학법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투쟁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장외투쟁에 반대 의사가 있으면 여기서 표시해달라. 과반 이상이 반대한다면 대표 직권으로 당장이라도 중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지난 14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의원이 당내 과반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한 고진화 의원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다.

박 대표는 또 “당내 일부에서 명분을 찾으면 (국회로) 들어가야 되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게 할 거라면 아예 시작하지 않았어야 되는 일”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영등포역 집회에는 의원 50여명과 보좌진 등 모두 200여명이 참석해, 전날보다 규모가 약간 줄었다.

소장파의 한 의원은 “텔레비전 토론 등을 통해 사학법의 내용이 알려질수록 한나라당의 투쟁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며 “16일 대규모 집회 이후에도 색깔론 몰이가 계속된다면 소장파 차원에서도 본격적인 당내 토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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