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1 10:24
수정 : 2019.03.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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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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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석, 공수처 통과 안 되는 이유로 국회 탓하자
손학규 “대통령 비서가 국회의원 놀리는 발언”
하태경 “조 수석, 제2의 우병우 된 사실 직시해야” 비판
사개특위 오신환 “조국,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그렇게 할말 많으면 여론몰이 말고 사개특위 와서 말하라”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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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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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을 주장하며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하자, 야권이 반발하고 있다. 공수처 등을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경소위 위원장인 오신환 의원도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며 조 수석을 비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수석이 그제 유시민 전 장관이 진행한 유튜브 ‘알릴레오’에 나와 국회의원을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 반발이 있으니 다시 수사 대상에 국회의원도 포함하게 해달라고 했다. 대통령 비서가 국회에 공수처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국회의원을 놀리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게 할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어 “비서는 조용히 비밀리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다. 측근 실세들이 자기 분수를 모르고 오만하고 방자하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지난달 22일 국민청원 답변에서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 제외를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야당이 (그런) 흥정에 응하지 않겠냐는 뜻인데, 국회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 수석은 지난 9일 ‘알릴레오’ 방송에 출연해 “야당이 ‘국회의원 포함이 옳다’고 반발해 참 다행이다.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으니 야당이 (수사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해달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날 방송에서 공수처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이유로 “공수처는 촛불 혁명의 요구인데 현 국회는 촛불 혁명 이전에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조국 수석이 (마치) 적폐국회라 통과가 안 됐다고 한다. 조국 수석은 제2의 우병우가 돼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조 수석은 촛불 혁명의 주체가 아니라 촛불 혁명 대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조 수석 임명 뒤 블랙리스트가 등장했고 민간인 사찰 의혹이 생겼다. 낙하산 인사들에게 면접 질문을 사전 유출했다는 권력형 채용비리 사건도 터졌다”며 “한번 촛불을 들었다고 해서 영원히 촛불이 되는 게 아니다.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적폐가 되고, 조국이 ‘조병우’가 되는 것이다. 조 수석은 국회를 탓하기 전에 본인이 더는 개혁의 대변자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반성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수처 도입을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경소위 위원장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조 수석의 ‘가벼운 입’을 질타했다. 오 의원은 “공수처 등 검찰개혁 법안은 이미 정부 입장이라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검경소위에서 7차에 걸쳐 심도있게 논의 중이다. 조국 수석이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면 검경소위에 의자 하나 놔드릴테니 국회에 출석해 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분이 인터넷을 활용해 여론모리에 나서 야당을 자극하고 국회를 농락하는 모습이 오히려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뜻 아닌지,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조국 수석은 나설 때,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제발 구분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지난 9일 조 수석의 발언에 논평을 내어 “조국 수석의 발언에 진정성이 단 1%도 느껴지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 지키기를 자처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마치 법무부 장관처럼 말하는 모양새도 볼썽사납다”며 “청와대 블랙리스트 실행 의혹, 정권 실세 비위 무마 등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자청해 받은 뒤 공수처에 대한 말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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