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7 21:29
수정 : 2019.03.2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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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전 차관을 임명해선 안된다고 건의했을 당시 상황을 직접 그리며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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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기부 장관 청문회서 밝혀
“차관 임명 전 국회 찾아온 황교안
법사위원장실서 만나 간곡히 건의”
황 대표 “그런 기억이 없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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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전 차관을 임명해선 안된다고 건의했을 당시 상황을 직접 그리며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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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이른바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과 관련해 2013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문제의 동영상 시디(CD)를 언급하며 임명을 만류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김 전 차관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금껏 “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들었다”고 밝혀왔다.
박 후보자는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 사건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밝혔어야 했다’는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국회를 찾아온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따로 뵙자고 해 (임명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린 적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어 “제보받은 동영상 시디를 꺼내고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이다.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간곡히 건의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당시 황 장관이 청와대 말을 듣고 (김학의 차관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하자, 박 후보자는 “당시 법사위원장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소상히 알고 있으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말씀을 드리면 방향이 다를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턱도 없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실에서 나한테 (박 후보자가) 시디를 보여줬다니 그런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박 후보자와 당시 김 전 차관에 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엔 “여러 얘기를 했다”면서도 “나는 법무부 장관이고 박 후보자는 법사위원장이니까 여러 얘기가 섞여 있으니 언제 어떤 얘기를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의 혐의를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검증 결과를 쭉 보니 문제가 없었다”며 “임명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사실관계를 부인하자 박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메모지에 당시 법사위원장실 테이블과 황 장관이 앉은 자리와 또다른 배석자의 위치를 그려 보이며 “그 장면이 너무나 또렷하게 생각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별장 성접대와 관련해 우려를 표시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황 장관이 알아들을 만큼 충분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부인하는 것과 관련해선 “그걸 인정하면 황 대표에게 굉장히 불리하다 생각할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자세하게)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의 발언으로 황 대표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저녁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로남불, 위선자의 대명사가 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며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에게 “청문회를 농락하지 말고 자진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경화 김미나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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