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0 11:32
수정 : 2019.06.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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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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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억압 토론회’ 참석해
“참된 자유민주주의 위해 투쟁하겠다”
황 대표 제외한 여야 4당 대표 모두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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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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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불참했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토론회’에 참석한 뒤 비공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황 대표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다는 사실 자체로 주목받았다. 한국 사회에 ‘미투 운동’을 불러 일으킨 서지현 검사와 직장 갑질에 저항해온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노조 지부장이 공동 사회를 맡았다.
비슷한 시각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본인들이 가장 민주적이라 주장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역대 가장 비민주적인 정권”이라며 “우리 당은 이 정권의 언론 탄압과 국민 자유 침해에 맞서 국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나가겠다. 국민 누구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참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토론회에는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원 위원장, 신혜식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대표 등이 자리를 채웠다.
6·10 민주항쟁 기념일은 1987년 전두환 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일어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그해 12월16일 대통령 직선제 등이 담긴 새 헌법에 따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으며, 이는 지금 대한민국 민주질서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1야당의 수장인 황 대표가 한국 민주화 물결의 시작점으로 평가되는 기념일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를 계승했다는 한국당이 6·10 민주항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기념식이 열리는 장소에 대한 부담이거나, 장기 파행 중인 국회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발의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황 대표가 이날 낮 12시30분 국회에서 열리는 문희상 의장 주재 초월회에도 불참하기로 하면서, 국회 내 여야 대치국면이 이날 일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 대표는 낮 비공개 일정을 마친 뒤 오후 2시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을 예방할 예정이다.
한편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32년 전 뜨거운 가슴으로 외치고 지켜낸 민주주의를 더욱 꽃피울 수 있도록 자유한국당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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