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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3 16:29 수정 : 2005.12.23 16:29

원내대표 비해 당의장 `우위' 인정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열린우리당의 당헌.당규 개정안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10.26 재선거 참패의 후폭풍 속에서 `환골탈태'를 선언했던 우리당 비상집행위원회가 내부 진통을 거듭한 끝에 23일 결과물을 내놓은 것.

개정안의 최대 특징은 `강력한 당의장 만들기'로 볼 수 있다. 당내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의 인사.공천권 등 핵심적 `실권'이 당 의장에게 넘어가고, 원내대표-당의장의 `대등관계'가 사실상 당 의장 우위구조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당 지도부는 "합리적 권한조정을 통한 질서있는 투톱체제"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사실상 과거의 `원톱' 체제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어 중앙위 추인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 당 의장 우위 인정 = 원내대표와 당의장으로 이원화된 투톱체제의 기본 뼈대는 유지되지만 내용상으로는 당 의장이 우위에 서는 체제로 바뀌는 점이 특징이다.

원내대표 산하의 정책위원회의 인사에 당 의장이 `입김'을 행사하는 쪽으로 개정안이 마련된 것이 단적인 예다. 정책위의장와 정책조정위원장들을 당의장이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추천해 의원총회에서 인준토록 한 것.

선거업무와 대외홍보 등 원외당무를 맡아온 당 의장이 원내영역에도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게 됐다.

◇ 인사.공천권 강화 = 주요 당직에 대한 당 의장의 인사권도 대폭 강화됐다. 우선 당 의장이 중앙위의 인준을 거치지 않고도 정무직 당직자를 직접 임명토록 했다. 비상설위원회와 주요 상설위원회의 인사권도 당 의장이 갖는다.

공천권도 부분적으로 나마 주어진다. 공천심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지도부가 재심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한 것이다. 시.도당에 납부하는 당비의 20%를 중앙당으로 납부토록 한 것도 당 의장의 위상제고와 맞물려 주목된다.

◇ `최고위원회' 부활 = 이번 개정안의 또다른 특징은 `최고위원회'의 부활이다. 현 지도부 명칭인 상임중앙위원단을 `최고위원회'로 변경하고 중앙위원회 산하로 돼있는 당 집행기구를 최고위원회의 산하로 넘긴 것. 이에따라 명실상부하게 과거 민주당의 최고위원회로 회귀했다는게 당 주변의 전반적인 평가다.

◇ 기간당원제 소폭 완화 = 계파간 갈등의 정점을 이뤘던 기간당원제 자격요건 문제는 소폭 완화로 낙착됐다. 현행 `6+2'(경선 60일전까지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한 당원)에서 `6+1'(경선 30일전까지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한 당원)로 변경하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진 것.

`전면 수술'을 주장해온 정동영계와 현행 유지 입장을 고수해온 참여정치실천연대의 힘겨루기 속에서 현 지도부가 택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좁았다는 분석이다.

논란이 돼온 경선방식은 기간당원 30%, 일반당원 20%, 국민참여경선 50%로 바뀐다. 여기서 국민참여경선은 여론조사를 사실상 허용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 전대 성격은 여전히 논란 = 당의장 권한이 강화되면서 내년 2월 전대를 앞두고 당권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지만 정작 `게임의 룰'인 전대의 성격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비상집행위원회는 일단 ▲정기전대안과 ▲임시전대안 등 복수안을 채택,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계파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터라 내부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따라 26일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는 당헌.당규 개정안과 전대 성격 등을 놓고 계파간 격돌이 불가피해보인다. 특히 중앙위원의 3분의 1 이상이 소속된 참여정치실천연대 등은 "집행위 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는 반발세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개정안이 계파간 `암묵적 합의'의 산물이라는 성격이 강한데다 가급적 내부논란을 자제하자는 당내 분위기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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